미국 캘리포니아 헌팅턴 비치의 해변에서 서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 동네에서 처음 열리는 '파도 축복식'에서 기도하는 모습이다.

서퍼들은 제법 엄숙하게 소원을 빈다. 더 높은 파도와 더 험한 바람을 주소서. 그리고 서퍼들이 안전하게 해변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더욱 그럴 듯한 것은 이 동네 신부님도 등장해 바다를 향해 축복의 성수를 뿌리며 서퍼들의 기도가 하늘에 닿기를 함께 기원했다는 것이다. 어민들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되는 기도다. 하지만 이 동네가 서핑관광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별다른 비아냥이나 반대의 목소리가 없었다고 한다.

기도로 날씨를 바꿀 수야 없겠지만 서핑에 빠진 사람들은 거친 파도 위에서 느끼는 스릴을 위해서라면 기도보다 더한 무엇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신경훈 영상정보부장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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