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이 금융위기 와중에서도 기업 매각을 통해 8억달러를 웃도는 수익을 올리게 됐다.

미국 제약업체 엘리 릴리는 6일 아이칸이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제약업체 임클론을 주당 70달러, 총 6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임클론 지분 13%를 보유하고 있는 아이칸 회장과 그가 운영하는 헤지펀드가 거둘 수익은 적어도 8억1천5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아이칸 회장은 뉴욕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해 "경기가 침체 상황에 빠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시장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고 다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 주식시장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만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상황에서도 투자처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특히 은행이 기업이나 사모투자회사 등에 기업 인수 자금으로 대출한 '레버리지 론' 채권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2006년 임클론 회장에 취임한 아이칸은 임클론을 주당 36달러에 사들이겠다는 제안을 거부한 바 있는데, 아이칸은 엘리 릴리와의 매각 협상 타결이 당시 자신의 결정이 옳았음을 뒷받침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아이칸은 지난달에도 임클론을 주당 62달러에 인수하겠다는 다국적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의 제안을 '터무니없다.'라며 거절한 바 있다.

아이칸은 헤지펀드를 통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50억달러 정도의 자금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칸의 헤지펀드에 돈을 맡긴 투자자들에 따르면 이 헤지펀드 역시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6월 사이에 15%가량의 손실을 입은 상태다.

한편 엘리 릴리의 임클론 인수 방침이 발표되면서 일부 분석가들은 현재의 신용경색 상황에서 엘리 릴리가 과연 인수 자금을 제대로 조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인디애나폴리스<미국> AP.블룸버그=연합뉴스)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