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쥬라식 도입 선택폭 확대 "보다 정밀한 수술 가능해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인한 '아이라식' 레이저 시력교정술에 맞서 보다 나은 성능을 내세운 '비쥬라식'(사진)이 국내에 도입돼 시력 교정을 희망하는 사람의 선택폭이 넓어졌다.

라식 수술은 각막 표면을 벗겨낸 후 레이저를 쏘아 시력을 교정한 다음 벗겨낸 각막절편을 덮어주는 수술이다. 2005년 이전에는 철제칼(마이크로케라톰)로 각막 표면을 130~160㎛ 두께로 깎아낸 다음 엑시머레이저로 시력 교정을 하고 절편을 덮어뒀다.

이에 반해 인트라라식은 초고속 초정밀의 펨토세컨드레이저로 100㎛ 두께의 보다 얇은 각막절편을 만든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아이라식은 이러한 인트라라식의 최고봉.각막의 높낮이를 측정하는 '웨이브프런트' 진단장비에 미국 AMO사의 각막절편 절개레이저(인트라레이즈) 및 최신 엑시머레이저(커스텀뷰)를 조합한 수술 방식이다.

아이라식의 등장으로 각막이 얇아 수술을 받을 수 없었던 많은 사람들이 시력 교정의 기회를 갖게 됐다. 레이저로 보다 균일하고 얇게 각막을 절개함에 따라 기존 라식수술보다 수술 후의 안구건조증 눈빛부심 야간시력 저하나 일시적인 안압 상승 등의 부작용이 크게 줄었다. 또 커스텀뷰 엑시머레이저는 홍채자동인식 기능과 3차원 안구추적 장치를 갖춰 수술시 안구 움직임에 의한 시력 교정 오차를 최소화했다.

김태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가 올해 212안(眼)을 대상으로 아이라식 수술을 한 후 치료 성적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5.4%가 수술 1주일 후부터 1.0 이상의 시력을 얻었다.

하지만 독일의 칼자이스메디텍사는 지난달 초순 각막절편을 보다 정밀하게 만드는 '비쥬맥스' 시력교정기를 내놓고 아이라식에 도전장을 냈다. 비쥬맥스를 이용한 비쥬라식은 레이저의 3대 요소인 속도 강약 크기에서 아이라식보다 유리하다. 속도는 200㎑(초당 20만번)대 60㎑(초당 6만번)로 비쥬라식이 빠르다. 속도가 빠른 만큼 짧은 시간에 보다 품질 좋은 각막절편 만들기가 가능하다.

에너지는 0.3 마이크로 줄(J) 대 1.2~1.6 마이크로 줄로 비쥬라식이 약하다. 에너지가 약하다는 것은 부드럽게 각막에 열에너지를 전달한다는 의미로 수술 후 각막에서 이물질이 생기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비쥬라식의 빔 사이즈(지름)는 3㎛로 아이라식의 5㎛ 이상 보다 좁다. 따라서 보다 정밀하게 각막절편을 떼어낼 수 있다.

이 밖에도 아이라식은 수술 중 안구를 고정하는 방식이 수동이고 강한 힘으로 안구를 눌러 수술하는 동안 아무것도 볼 수 없었으나 비쥬라식은 자동화된 고정 방식이어서 아이라식보다 낮은 힘으로 안구를 잡아주므로 수술하는 동안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 이는 시력 교정을 받는 사람이 수술 중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해주고 안구 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유지해주며 수술 후 충혈을 줄여준다.

지난해 독일에서 53안(眼)을 대상으로 이뤄진 임상시험에 따르면 수술 후 1년이 지났을 때 90%가 1.0 이상의 시력을 얻었다. 칼자이스사 관계자는 "모든 시스템에서 비쥬라식이 아이라식보다 앞서기 때문에 아이라식과의 보다 광범위한 비교실험이 이뤄진다면 안전성 및 시력 교정에서 비쥬라식이 앞서는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