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1층 점포앞 가설물 단속 강화…땅 소유권 있어도 사용못해

지난해 서울 서초구 교대 인근에서 카페를 인수했던 김 모씨는 장사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수백만원에 이르는 손해를 봤다. 카페 건물과 보도사이 길이 6m 정도의 공간에 자연목으로 바닥과 울타리를 만들고 테이블 6개를 설치했는데 이것이 화근이었다. 보행에 방해가 된다는 민원이 들어오자 관할 구청에서 행정지도가 나왔고 노천카페를 3m 정도로 줄여야 했던 것.김씨의 걱정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서울시가 법적 기준을 내세워 단속을 강화하게 되면 노천카페는 아예 철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1층 점포 앞에 테이블을 놓고 장사를 할 수 있어 인기가 높았던 '테라스형 상가'에 투자주의보가 울리고 있다. 보도와 건물 사이 공간이 넓은 테라스형 상가는 전용면적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 '상가 불황기' 속에서도 꾸준한 관심을 끌어왔다.

하지만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공개공지(公開公地)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나서면서 '주의대상'에 올랐다. 공개공지란 개인소유 대지에 건축물을 지을 때 일반시민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내놓는 땅이다. 건물주인이 땅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있지만 사용은 금지된다. 지금까지는 관행적으로 상가 세입자 등이 테이블 등을 놓고 사용해왔지만 엄밀히 따지면 불법이란 얘기다.

서울시는 지난 7월 공개공지 등 공적 공간의 불법 용도변경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건축물을 기획 단계부터 착공 완공 철거될 때까지 매뉴얼에 따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건축물 생애관리'개념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관련법령의 근거를 마련한 뒤 내년 하반기부터는 전면적으로 시행된다. 단속을 강화하면 '테라스형 상가' 프리미엄이 사라질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단속을 강화하는 것은 서울시뿐만 아니다. 성남시 분당구청은 분당신도시 정자동에 있는 테라스 거리에 대해 불법건축물 건축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업주들의 손해를 들어줬지만 문제의 소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공유공지 임의 사용에 대한 시민 불만이 잇따르면 언제든지 단속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고양시 일산서구청도 일산신도시 중앙로 및 일산로변 전면공지 점검을 실시하는 등 지자체의 단속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사장은 "전면공지 임의사용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상가의 임차인이나 투자자들은 테라스형 상가를 투자할 때 전면공지에 설치된 것인지 자체 부지 내에 설치된 것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용어풀이]

◆테라스형 상가=점포 앞에 테라스를 설치하고 커피숍ㆍ음식점 등의 영업을 하는 상가를 말한다. 길가에 들어선 상가건물에 테라스 점포가 많다. 테라스 크기는 점포 입구선을 기준으로 3~6m 정도다. 테라스 설치를 할 때 공개공지나 도로 등을 활용하면 불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