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장과 경기문화재단 대표를 지낸 이긍희(62)씨가 화가로 데뷔한다.

동숭동 샘터갤러리는 다음달 2-8일 이씨의 첫 개인전을 초대전 형식으로 연다고 25일 밝혔다.

이씨는 개인전 도록에 실은 글을 통해 4년전 인천가톨릭대 조형예술대학 학장인 조광호 신부에게서 "그림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직접 그려보지 않겠느냐"는 권유와 함께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캔버스와 화구를 받아 그림 공부를 해왔다고 개인전까지 열게된 단초를 설명했다.

그는 학생 때는 사생대회 입선 경험도 없고 미술반에도 가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화면 구성과 색채에 신경을 써야 하는 방송국 PD라는 직업의 내공을 쌓기 위해 수시로 미술관을 찾고 지방 근무 시절 한때는 갤러리 운영도 함께 맡아 현대미술에 눈을 뜨는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관중석에서 구경만 하다가 링 위로 올라온 기분이다.

쑥스러움을 무릅쓰느라 큰 용기가 필요했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하얀 화폭, 빈 공간은 두렵지만 일단 작업을 시작하면 끊임없이 캔버스와의 대화에 빠지게 된다"고 그림 그리는 행복을 표현했다.

"움직임이 없는 그림이라는 차이 말고는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고 구상하던 때의 감흥이 살아났고 퇴직 후의 상실감이나 나이를 먹어가는 데에 따르게 마련인 무슨 증후군 같은 것도 느낄 겨를이 없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가 이번 개인전에서 내걸 그림은 다채로운 색으로 표현한 추상회화다.

새나 나무 등 구상적인 자연의 형상이 보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순수 추상의 이미지가 대부분이다.

신항섭 미술평론가는 "남다른 색채 이미지로 작품은 활기가 넘친다"며 "이 전 대표의 조형 세계는 아름다운 자연에의 진솔한 헌사"라고 평가했다.

☎02-3675-3737. (사진설명 = 2007년 유럽 아트투어 때 찍은 사진. 전시 예정작 중 '생명의 조응1'<샘터갤러리 제공>)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