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일린 집회참석 소식에 힐러리 돌연 참가 철회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꿈을 키웠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도 `페일린 돌풍'이 부담스러웠을까?
힐러리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유엔 총회 참석에 항의하기 위해 유대인 단체들이 뉴욕에서 개최하는 집회에 참석키로 했다가 이 행사에 공화당 새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도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자 돌연 참가 계획을 철회했다고 미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올해 44세 여성인 페일린은 지난 달 28일 공화당 존 매케인 대통령 후보에 의해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로 깜짝 발탁된 뒤 연일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그녀는 `페일린 효과'라는 말까지 만들어내며 매케인의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워싱턴 정치 무대에선 무명인사나 다름없었던 페일린이 일약 주요정당의 부통령 후보로 급부상한 배경에는 올해 대권레이스에서 여성 정치인으로서 확고한 위치를 다진 힐러리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에서 두 여성 지도자의 `조우' 여부는 관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힐러리의 갑작스런 집회 참가계획 번복으로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무산됐다.

힐러리측은 "페일린이 참석한다는 것은 우리로선 처음 듣는 얘기였다"면서 "이번 집회는 당파성을 띤 정치적 집회라는 통보가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분명히 연락과정에 오해가 있었다"며 힐러리의 불참 결정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힐러리의 이같은 결정 배경에 대해선 해석이 엇갈렸다.

일각에선 힐러리로선 이번 집회 참가가 페일린의 `들러리 역할'에 불과할 것이라고 판단, 불참을 결정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다른 일각에선 힐러리와 페일린이 나란히 집회에 참가할 경우 결과적으로 페일린을 부각시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버락 오바마에게 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