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금융위기는 미 대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은 누가 금융위기 등을 포함한 경제위기 관리능력이 뛰어날지에 쏠린다.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일단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보다 더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경제관리 능력을 묻는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의 지난주 공동조사에서 오바마는 47%,매케인은 4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CNN방송 조사에서도 오바마가 52%로 44%인 매케인을 크게 앞섰다.

그럼에도 오바마는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전반적인 지지율에서 매케인을 추격하는 입장이어서 이번 금융위기를 재역전을 위한 발판으로 삼는다는 각오다.그는 15일 성명을 내고“소비자 보호를 내팽개치고 감독과 규제를느슨히 했으며,중산층을 무시하면서 기업 최고경영자들에게 과도한 보너스를 장려해온 지난 8년간의 공화당 정부 정책이 대공황이후 가장 심각한 금융위기를 초래했다”고 정면으로 매케인을 겨냥했다.

경제철학이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같은 매케인은‘그 나물에 그 밥’이어서 매케인에게 미국의 향후 4년을 맡기는 것은 경제 파탄을 지속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논리다.반면 매케인은 부시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꾀하려는 듯 이날 “월가의 탐욕과 부패가 금융위기의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나와 새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가 금융감독 당국을 개혁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는“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워싱턴 정가 경험이 적은오바마에게 모험을 걸기를 꺼릴수 있다”며“오히려 오랜 상원의원 경험이 있는 매케인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동시에“매케인이 유권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와 창의성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면 이번 사태가 득이 될 가능성은 낮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