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려운 면접방식이 집단 및 영어면접이다. 집단면접은 면접관이 다수의 지원자들에게 개별 또는 공통 질문을 던지고 적정 답변(토론)을 기대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나왔던 각 기업의 토론 주제를 살펴보면 재밌는 게 적지 않다. 현대캐피탈은 작년 경영지원 분야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집단면접을 실시하면서 '화성침공과 위기극복'을 주제로 내걸었다.

'서기 2252년 화성의 침공으로 지구가 아시아 대륙 일부만 남고 파괴됐는데,지구인들은 콜럼버스 1,2,3호를 차례로 발사했다. 1,2호는 행방불명됐고,3호 역시 우주 바이러스에 감염돼 '유명한' 박사가 겨우 개발한 백신을 맞은 10명만 살아남았다. 이들은 지구와 환경이 비슷한 뮤 행성을 발견했는데,1호에 탔던 지구인들이 살고 있었다. 뮤 행성인들은 감염 우려로 3호의 착륙을 허가하지 않았다. 협상 끝에 뮤 행성인들은 5명만 착륙을 허가한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유명한 박사와 부인,여조교,함장,퇴역 군인,꽃미남,양궁 챔피언 가운데 누구를 착륙시킬 것인가. '

언뜻 기업 현안과 별로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주제를 놓고 토론을 시킨 기업도 많았다. 예컨대 현대자동차는 경영.기획.전략 분야의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개인워크아웃에 대한 찬반 토론을 시켰고,한국전력공사는 법정직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부유세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었다. 삼성생명보험의 집단면접 토론주제도 교원평가제도에 대한 것(영업기획)이었다. 삼성테크윈은 올 상반기 채용 때 참여정부의 기자실 통폐합에 대해 찬반 의견을 구했다.

자사 영업분야와 직접 관련이 있는 주제를 토론에 붙인 기업도 많았다. 신세계백화점은 경쟁업체의 주요 고객을 어떻게 뺏어올 것인지,GS리테일은 1회용품 사용을 놓고 환경단체와 갈등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난상토론을 벌이도록 했다. 영어면접은 질문 자체의 난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대답하기 곤란하다.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는가'(Why are you interested in our company) 등의 질문이 많다. '우리 회사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은'(두산그룹),'성형수술 의료보험 적용에 대한 의견은'(제일기획),'휴대폰을 모르는 아프리카 사람에게 휴대폰을 설명하라'(LG전자),'내가 면접관이면 어떤 질문을 할 것이고 그 이유는'(SK네트웍스) 등이 기존에 등장했던 영어질문이다.

전문가들은 영어면접에 대비하기 위해선 △예상 문제의 모범 답안을 뽑고 미리 연습하기 △기본적인 문장을 구성하는 표현을 암기하기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전공 분야와 지원 분야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 익히기 등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이문용 인턴(한국외대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