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가 끈끈한 조직력과 다양한 공격전술을 앞세워 7회 연속 월드컵 축구 본선 진출 드라마를 준비한다.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9시 중국 상하이 훙커우스타디움에서 북한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을 경험한 베테랑부터 2008베이징올림픽에 나섰던 영건까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허정무호는 지난 1일 시작된 소집훈련부터 피 말리는 주전경쟁을 펼쳐왔다.

허 감독은 지난 5일 요르단과 평가전에서도 선발 멤버에 23세 이하 선수를 7명이나 포함해 선수들의 경쟁 심리를 자극했다.

북한과 결전이 치러질 상하이에 도착한 뒤에도 '신구 조화' 기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북한의 촘촘한 밀집 수비와 빠른 역습을 막기 위해선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허 감독은 북한전 선발 라인업에 대해 "항상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

고민 중이다"고 얘기했지만 지난 7일 첫 훈련부터 요르단과 평가전에 나섰던 멤버들이 대부분 주전조에서 훈련해 큰 틀을 바꾸지 않겠다는 속내를 살짝 드러냈다.

우선 포백(4-back)에는 김동진(제니트)-김진규(서울)-강민수(전북)-오범석(사마라) 조합이 요르단전에 이어 또 한번 북한의 역습을 막아낼 든든한 방어벽을 친다.

3차 예선을 치르면서 다양하게 포백라인을 구성했던 허 감독은 요르단 평가전을 마지막으로 '포지션 실험'을 끝내고 조직력 완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역습에 대비한 중앙 수비라인의 끈끈한 호흡을 원했던 허 감독은 지난해 베어벡호 시절부터 올해 올림픽대표팀까지 2년 넘게 '찰떡궁합'을 맞춘 김진규와 강민수에게 후방을 맡겼다.

중원에서는 정확한 침투패스를 앞세운 김두현(웨스트브롬)과 드리블이 뛰어난 기성용(서울)을 앞세우고 김남일(빗셀 고베)이 뒤를 받치는 역삼각형의 공격적인 배치를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스리톱 공격라인 구성은 허 감독의 고민거리로 남아 있다.

5-4-1 전형을 구사하는 북한의 두터운 수비를 뚫으려면 전방에서 휘저어줄 공격수가 필요하지만 요르단전에서 보여준 김치우(서울)-조재진(전북)-이청용(서울) 라인의 파괴력은 만족할 수준이 아니었다.

후반에 조재진 대신 투입한 신영록과 서동현(이상 수원) 역시 K-리그에서 보여줬던 골 결정력에 크게 못 미쳤다는 평가다.

더욱이 기대를 많이 했던 이천수(수원)가 목 감기와 발목 수술의 여파로 아직까지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허정무 감독은 "북한의 전력이 3차 예선과 비교할 때 점점 나아지고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며 "비슷한 수준의 팀끼리 만나면 이기기 쉽지 않은 상대"라고 경계했다.

그는 "몸 싸움을 많이 하고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앞세우는 북한을 이기려면 빠르고 세밀한 플레이가 필수"라면서 "남은 시간 동안 주어진 자원에서 최고의 조합을 짜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