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주, 공화 양당이 전당대회를 마치고 60일간의 대선 열전에 돌입함에 따라 향후 대선판도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지아주 지역신문인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는 7일 일요판에서 각계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앞으로 주시해야 할 핵심 변수들을 짚어보고 있다.

밴더빌트대학 존 기어 명예교수(정치학)는 이번 대선이 현대에 들어 실시된 대선 중 가장 네거티브한 선거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네거티브 선거전이 유권자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기어 교는 "언론들은 네거티브 선거전이 정보가치가 없는 선거라고 비판하겠지만 상대후보에 대한 공격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도 있다"면서 "따라서 유권자들은 양측 입장을 모두 들은 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모리 대학의 안드라 길레스피 교수(정치학)는 "백인 노동자층 특히 소도시에 사는 노동자층은 선거 때마다 표심이 바뀌는 '스윙 보트'로, 양당이 새라 페일린과 조지프 바이든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은 이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목한 뒤 "이에 따라 흑인들과 다른 민주당 지지성향의 투표 층은 무시되거나 과소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양 진영은 스윙보트에 모든 자원을 투입하며 집중 공략할 것이고, 게다가 많은 흑인들은 공화당세가 강한 주에 몰려 있다"면서 "따라서 스윙 스테이트에 사는 흑인들이 전례 없이 투표에 참가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고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드리 하인즈 조지아대 교수(행정.국제문제대학원)는 "선거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메시지와 의제 통제로서, 누가 이를 선점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면서 "이번 선거는 치열한 접전양상이 될 것인 만큼 당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당원들과 무소속 유권자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인즈 교수는 "앞으로 두 달 동안 네거티브 광고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매케인은 이미 네거티브 광고를 시작했고 오바마는 네거티브 광고가 나오면 반박만 하고 있는데 선거전이 접전으로 흐르면 오바마도 정책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앨라배마 대학의 데이비드 래누 교수(정치학)는 "누굴 찍을지에 대한 여론이 확고해 지는 시기이고 당적을 가진 유권자들은 자당 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는 만큼 스윙 스테이트에서 아직 결정을 못 내린 소수 유권자들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매케인은 오하이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주의 백인 근로자 계층을 상대로 오바마가 검증되지 않았으며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공략 중인 반면 오바마는 매케인을 인기없는 현 부시 대통령 및 정책과 연결지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래누 교수는 이어 향후 남은 예측불허의 '와일드 카드'로 TV토론과 투표율을 거론했다.

그는 "TV토론에서 한 후보가 선전하거나 졸전을 벌일 경우 그 결과는 매우 작지만 아마도 선거 전체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면서 "또 전례없는 규모로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동원하려는 오바마 진영의 노력이 성공한다면 버지니아, 노스 캐롤라이나, 심지어는 조지아주 등 의외의 주에서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마지막으로 듀크대 데이비드 로드 교수는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1982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흑인 출신 톰 브래들리 전 로스앤젤레스시장의 이름을 딴 '브래들리 효과'와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율 간의 차이를 지적했다.

우선 브래들리 효과와 관련해서는 한마디로 매케인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인종주의자'로 인식되는 게 싫어 여론조사원에게는 오바마를 지지한다고 얘기할 수 있다는 것. 만약 브래들리 효과가 사실이라면 매케인이 여론조사 보다 실제로는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게 될 수 있다.

또 여론조사에 응한 사람들 중 실제로 투표장에 갈 유권자를 구분해 내는 게 중요하다.

민주당은 현재 젊은층과 흑인 유권자들을 상대로 엄청난 투표참여 캠페인을 전개중인데 이것이 성공할 경우 오바마는 현재 나타나는 여론보다 많은 지지를 받는 셈이 된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