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부당 감사 지시 의혹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7월 감사원장에 내정된 직후 감사원이 산업인력관리공단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게 '김 후보자의 사돈이 회장인 '일자리 방송'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한 것 아니었나'며 김 후보자를 몰아붙였다. 김 후보자의 사돈인 박병윤씨가 회장으로 있는 일자리 방송은 지난 6월 산업인력관리공단이 실시한 '직업방송'의 방송 송출 대행업체 입찰에 참여했다 탈락하자 반발했다.

백원우 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은 이미 5월6일부터 6월4일까지 공단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바 있는데 불과 한 달 후에 다시 전격적으로 조사팀이 파견된 것은 이례적이다. 업무보고 하루 만에 조사팀이 파견된 것은 부당감사 지시 정황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직업방송 입찰에 탈락한 일자리방송 회장이 김 후보자 사돈이고 일자리방송의 지분 40%를 소유하고 있는 일진그룹 회장은 후보자와 매형관계"라며 감사원 감사가 김 후보자의 지시로 이루어진 게 아니냐고 따졌다. 같은당 양승조 의원은 "일진그룹 회장의 아내인 친누나로부터 김 후보자가 2억원을 빌린 뒤 아직도 갚지 않고 있다. 뇌물죄의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결단코 없는 일"이라며 "공단에 대한 감사는 내정 이전부터 추진되고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유기준 한나라당 의원은 "통상적 감사 절차의 일환"이라며 "아무런 관계도 없이 한 일이 바로 우연히 동시에 일어나 다른 일과 관계된 것처럼 남의 혐의를 받게 됨을 비유하는 말인 '오비이락(烏飛梨落)'이 떠오른다"고 김 후보자를 편들었다.

본인의 병역면제 문제와 장남에 대한 부당 소득공제도 도마에 올랐다.

양 의원은 "좌우 시력차 때문에 병역이 면제되었는데 이후 신체검사에서는 크게 좋아졌다. 법관에 임용되자마자 시력이 엄청나게 개선된 점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추궁했다. 야당 의원들은 또 '대학원생은 교육비 소득공제 대상이 아님에도 김 후보의 장남이 미국에서 대학원 석사 과정으로 재학 중이던 2006년 한 해 7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신체검사를 두 번이나 받는 등 검사 결과에 따라 병역면제를 받은 것이 맞다"고 해명했고 소득공제와 관련해서는 "대학원생은 소득공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몰랐다. 해당 공제액을 반납하겠다"며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