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며 태국 시장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태국 시민단체인 '국민민주주의연대(PAD)'가 이끄는 반정부 시위대 1만여명이 정부청사를 점거한 채 29일 현재 나흘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영철도 노조원들도 반정부 시위에 동조하는 부분파업에 들어가는 등 정국 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국영철도노조의 사톤 신프루 위원장은 28일 북동부 지역 교통 중심지인 나콘 차시마 지역의 기관사를 포함한 노조원 80여명이 병가를 일제히 내는 등 부분파업을 벌여 이날 오후 5시부터 기차 운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사윗 캐완 국영기업노조연맹 사무총장도 "철도노조의 부분파업은 사막 순다라벳 총리가 이끄는 정부에 대한 '시민 불복종 운동'의 하나"라며 "전력과 수도 분야의 국영기업과도 파업 확대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말해 다른 공공부문으로도 파업이 확대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앞서 26일 사막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방콕 전역에서 격화됐다. 국영TV 방송국인 NBT에 난입하기도 했던 시위대는 총리 공관이 있는 정부 청사에 진입해 농성 중이다. 이에 민사법원은 시위대에 해산명령을 내렸지만 시위대를 이끌고 있는 육군 소장 출신의 참롱 스리무앙 전 방콕시장은 "법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겠다"며 "우리의 일관된 요구는 현 정부 사퇴"라고 굳은 의지를 표명했다.

PAD는 2006년 탁신 치나왓 당시 총리의 권력남용과 비리를 비판하며 대규모 거리 시위를 이끈 주역이다. 군부는 그해 쿠데타를 일으켜 탁신을 끌어내렸다. 하지만 16개월간 군정을 거친 뒤 치른 총선에서 지난 1월 탁신 전 총리의 최측근인 사막 순다라벳을 중심으로 한 연립 정부가 탄생하게 돼 PAD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이에 PAD는 지난 5월25일 시위를 시작해 탁신의 꼭두각시인 사막 총리가 태국을 잘못된 길로 이끌고 있다며 전면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정국 혼란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시위가 시작된 이후 3개월간 태국 증시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SET지수는 29일(한국시간 오후 5시 현재) 676.42를 나타내며 지난 5월 말 이후 약 23% 폭락했다. 바트화 가치도 같은 기간 약 6.65% 급락하며 불안감을 더했다. 하지만 한국인 관광객들에겐 아직 큰 변화가 없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태국 관광부 장관이 직접 나서 관광에는 지장없을 것이라며 직접 챙길 정도"라며 "태국 관광객 수는 거의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