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이 그루지야 내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한 러시아에 대해 압박의 강도를 더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지지를 얻었다고 AFP 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타지키스탄의 수도 두샨베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끝난 뒤 "SCO 회원국들이 러시아의 조치에 대해 한목소리로 지지를 표했다"면서 "이런 일치된 입장이 `검은 것을 희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신호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6개 회원국들은 정상회담 이후 채택한 `두샨베' 선언에서 "우리는 이번 그루지야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며 당사국들이 대화를 통해 지금의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고, 화해와 협상 노력을 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선언에서 회원국들은 "그루지야 사태 해결을 위한 6개 평화원칙을 지지하며, 지역 내 평화와 협력을 이루기 위한 러시아의 적극적 역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선언서에는 "국가 단일성과 영토 통합을 이루려는 노력과 각국의 역사적.문화적 전통에 대한 존중 원칙에 충실할 것을 재확인하며, 무력은 결코 지역 분쟁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AP 통신은 회원국들의 공동 선언은 러시아에 대한 지지가 아닌 무력 사용을 한 것에 대해 비난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U는 오는 9월1일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담을 열어 그루지야 사태 해결 방안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제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EU의 제재 위협은 오직 감정적 대응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경제협력에 있어 SCO 회원국들의 역할 증대를 촉구했다.

그는 기업 간 직접 교류, 경제총회와 연합은행의 역할을 강조했고, 에너지 기업들 간 교류 증진을 위한 SCO 에너지 클럽 창설, 회원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 루트 개발 등을 제안했다.

그는 또 공동 프로로젝트의 금융지원을 위한 은행 간 협력 확대, 교육.보건 서비스 협력 증진 및 청소년.문화교류 활성화를 위한 SCO 대학, SCO 청년연합 등의 설립을 제안했다.

특히 그는 "많은 나라들이 SCO의 정식 회원국이 되고 싶어한다"면서 "SCO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서는 회원국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6개 회원국 외에 이란, 인도, 파키스탄, 몽골 등 4개 옵서버 국가,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참석했다.

지난 2001년 상호신뢰와 우호 증진, 역내 평화.안보.안정을 위한 공조체제 구축을 목적으로 출범한 SCO는 테러 공동 대응, 합동군사 훈련 등을 통해 중앙아 역내 최대 협력기구로 성장하면서 `동방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비유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