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육상의 간판 류샹의 부상 소식에 올림픽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업계도 울상을 짓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류샹 효과'를 노리며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나이키, 코카콜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류샹의 부상 소식에 된서리를 맞게됐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19일 올림픽 특수를 노렸던 업계가 류상의 올림픽 기권 사태라는 예상치 못한 '유탄'에 맞아 비틀거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류샹은 단순한 스포츠 스타일 뿐 아니라 미국프로농구에서 활약 중인 야오밍을 능가하는 중국 최고의 영웅이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중심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중국의 성세를 상징하는 인물로 그를 평가하고 있을 정도다.

중국인들은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육상 종목에 금메달을 안긴 류샹을 '국가의 자부심'으로 여긴다는게 마케팅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이번 올림픽을 맞아 류샹을 기용한 여러 광고를 준비했지만 모두 물거품이 됐다.

'쥬 마케팅'의 테리 로즈 전무는 "류샹의 우승을 축하하는 많은 광고들이 이제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류샹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게 바로 업계의 고민이다.

일부에서는 '다이빙의 여제' 궈징징이나 체조영웅 양웨이를 류샹의 대안으로 모색하기도 한다.

또 그 어느때보다 메달리스트가 풍성하다는 점에서 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다.

하지만 이들 중 그 누구도 류샹 만큼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선수가 없다는 점, 이른 바 '풍요속의 빈곤' 현상이 광고주들을 고민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탁구, 배드민턴, 다이빙 등 많은 종목의 금메달리스트들이 광고에 나섰지만 류샹 만큼 큰 흥행몰이를 한 선수가 없었다는 교훈은 '그래도 류샹'이라는 업계의 현실을 방증하는 것.
나이키는 "류샹은 중국에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선수"라며 "(그의 부상에도)우리는 계획대로 광고를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고, 코카콜라측도 "그의 부상은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입장은 비자카드도 마찬가지.
신문은 부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류샹에 대한 동정여론 확산 등에 기댄다면 업계가 올림픽 특수를 챙길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도 소개했다.

한편 류샹은 작년에만 코카콜라, 나이키, 비자카드 등 거대 기업으로부터 2천300만달러(약 240억원)이상을 벌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연합뉴스)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