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강북의 전세 수요자들이 기웃거리고 있다. 잠실주공2단지 아파트를 재건축해 지난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리센츠(5563가구)를 비롯해 파크리오(시영단지 재건축.29일 입주.6864가구),엘스(주공1단지 재건축.9월 입주.5678가구) 등 대단지 입주물량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이 지역 전세매물이 급증하고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잠실동 주공5단지 전세를 찾는 수요자 가운데 50% 이상은 강북권 주민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공5단지는 지어진 지 30년이나 돼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잠실동에서도 강북 수요자가 많이 찾는 아파트로 꼽힌다.

올초까지만해도 강북에서 온 고객의 비중은 20~30%이었다는 것이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112㎡(34평)형 기준으로 2억원 초반대를 유지하던 전세가가 1억6000만~1억7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강북 수요자들이 급증했다. 주공5단지 인근 우리부동산 관계자는 "강북의 비슷한 규모 단지들보다도 전세가격이 낮아져 강북주민들의 전세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동대문구 장안동 삼성래미안 109㎡(33평)형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공5단지 112㎡형보다 전세가격이 쌌지만 현재는 1억8000만~2억1000만원으로 오히려 비싸졌다.

새로 입주하는 재건축 아파트에도 강북 주민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파크리오,엘스,리센츠 등 새 입주 아파트를 찾는 강북 수요자는 10% 미만이었지만 현재는 10~20% 정도가 강북에서 온 고객들이다. 100㎡대 잠실 새 아파트 전세를 2억원 초.중반대에 구할 수 있어서다. 109㎡형 기준으로 엘스와 리센츠 전세가는 현재 2억5000만~2억6000만원이고 입지가 다소 떨어지는 파크리오는 2000만~3000만원 더 싸다. 파크리오 인근 삼성공인 관계자는 "지난달에 노원구에서 온 고객들과 3가구를 계약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세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이 워낙 많아 전셋값 반등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공인중개업소들은 전하고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이달 말부터 파크리오가,다음 달에는 엘스가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잠실 전셋값은 쉽게 오르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