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프리미엄 누릴 곳으로 손꼽혀
재개발 특성상 주변은 주택밀집지역


서울 생활 26년 만에 동대문구에 허파 같은 산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 바로 배봉산이다. 서울시립대학교 뒤편에 있는 야트막한 산이다.

높은 건물이 많은 서울에선 웬만한 높은 산이 아니면 보이지도 않게 마련인데 배봉산도 그런 편이다. 그런데 웬걸. 전농사거리에서 전동초등학교 위치를 물어서 200m쯤 동쪽으로 이동한 후 전동초 후문에서 배봉산으로 접어들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딴판이다.

배봉산을 5분쯤만 걸어 올라가도 이곳은 서울이 아니었다. 주변의 건물은 거의 눈에 띠지 않았다. 그냥 한적한 숲속길이다. 멀리서 들려오는 자동차 소음은 매미 울음에 묻혔다.

15분쯤 걸었을까. 109.8m의 배봉산 정상이다. 팻말에는 배봉산 남북을 잇는 거리가 3.5km라고 안내돼 있다. 인근 답십리 근린공원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거리는 5km라고 소개됐다.

그 거리를 다 걷지는 못하고 30여분 만에 배봉산을 다 내려와서 코끝에 맺힌 땀을 훔쳐냈다. “참,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나”하는 신기한 생각에 젖어 땀이 나는 줄도 몰랐던 모양이다. 오전 10시30분쯤이었다.

다시 전동초등학교. 이곳과 거의 맞닿아서 삼성건설의 ‘래미안 전농2차’아파트 공사 현장이 있다. 현장 입구에 서면 오른쪽으로 배봉산이 남북방향으로 펼쳐져 있다. 현장 북쪽 끝은 배봉산과 맞닿아 있다.

삼성건설 유용국 분양소장은 “서울에서 이같은 대규모 녹지공간을 아파트 단지 가까이에 두기는 쉽지 않다”며 ‘래미안 전농2차’아파트의 입지여건을 설명했다. 삼성건설은 이런 입지여건을 감안해 ‘래미안 전농2차’아파트를 친환경 단지로 꾸밀 계획이다.

주출입구를 기준으로 오른쪽(동쪽)은 배봉산 자락이어서 천혜의 환경을 자랑하지만 왼쪽(서쪽)은 재개발구역 특성상 단독․ 연립주택들이 밀집해 있어 아파트 완공 후에는 부조화의 느낌도 예상된다.

다만 전농․ 답십리․ 청량리 일대는 2015년까지 개발계획이 잡혀있기 때문에 ‘래미안 전농2차’아파트 주변 여건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12년까지 예정인 전농․ 답십리 뉴타운, 2015년까지 계획된 이문․ 휘경 뉴타운과 청량리균형발전촉진지구(2013년까지)사업이 ‘래미안 전농2차’ 인근에서 이뤄진다.

특히 삼성건설은 전농․ 답십리뉴타운과 이문․ 휘경뉴타운에서 각각 5,720가구 및 4,651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어서 이 일대가 삼성아파트 타운으로 변모할 조짐이다. 이에 따라 ‘래미안 전농2차’아파트도 이런 개발 사업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