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서울에서 4년9개월 만에 최대 규모의 아파트 '입주 잔치'가 벌어진다.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도 월간 기준으로 올 들어 최대치에 달한다. 특히 서울 송파구 잠실 재건축단지와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등 관심지역에서 입주가 잇따른다.


◆송파·강동 대단지 한꺼번에 입주

1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다음 달 서울에서 입주할 아파트는 11개 단지,1만537가구로 집계됐다. 이달(7698가구)에 비해 2839가구(36.9%)가 늘어난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었던 2003년 12월의 1만1773가구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송파구와 강동구에서 대단지 아파트가 한꺼번에 입주하는 영향 때문이다.

송파구 잠실동 엘스(옛 주공1단지) 5678가구와 신천동의 포스코더샵스타파크 213가구(주상복합),장지동 장지지구 5·6·8단지(681가구) 등이 내달 입주하는 대표적인 단지들이다. 강동구 암사동에서는 강동시영1단지를 재건축한 롯데캐슬퍼스트 3226가구가 주인을 맞는다.

경기도에서는 14단지 8726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달(7634가구)보다 1092가구(14.3%) 증가한 물량이다. 부천시 중동주공 3090가구와 동탄신도시 내 화성 석우동 예당롯데캐슬(1222가구),예당신일유토빌(626가구) 등이 입주 대기 중이다. 인천은 석 달째 입주 예정 단지가 없다.

전국의 입주 물량은 50개단지 2만9716가구(주상복합 포함)로 이달(2만5564가구)보다 4152가구(16.2%) 많다. 올 들어 월별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다.

◆강북은 200가구 못미쳐

서울에서는 잠실 강동지역 외에 군자동(광진구),서초동(서초구),신월동(양천구),대림동(영등포구) 등에서도 90~232가구씩 입주한다.

다음 달 서울에 입주 예정인 아파트의 98%가 한강 이남지역에 몰려 있다. 이에 비해 강북권에서 집들이하는 아파트는 200가구에도 못 미친다.

김신영 스피드뱅크 연구원은 "한강 이남 지역은 풍부한 입주물량 덕분에 전세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면 강북에 전셋집을 얻으려는 세입자들은 매물 품귀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천 수원 용인 화성 등 수도권 남부 입주 물량은 7565가구로 많은 편이다. 하지만 대부분 중대형 위주로 구성돼 있어 소형 아파트를 전세로 구하려는 사람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부천 중동주공에 79㎡(24평형) 860가구가 포함된 정도다.

지방의 입주 물량은 총 1만453가구로 이달(1만232가구)보다 221가구 많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3180가구로 가장 많다. 다음 달 지방 전체 입주물량의 30.4%를 차지한다. 가뜩이나 미분양이 많은 지역이어서 공급 증가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된다.

전북(1776가구)과 경남(1752가구)은 1000가구가 넘는다. 전남(994가구) 광주(987가구) 충북(695가구) 충남(681가구) 등은 1000가구를 밑돌며 울산(319가구)과 경북(69가구)의 입주 아파트는 매우 적은 편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