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의 급등과 물가 불안 등으로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상수지까지 악화돼 우리 경제는 '사면초가'에 봉착해 있다.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수렁으로 깊이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하반기 유가가 배럴당 평균 150달러 수준이면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2.0%,물가상승률은 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유가가 평균 200달러까지 갈 경우 성장률은 마이너스(-0.2%)로 떨어지고 물가는 13.8%로 치솟을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또 고유가로 인해 지난 5월 경상수지 누적 적자액이 71억달러를 넘어섰다.

제2의 외환위기를 연상시키는 국내외 경제 상황에서 과연 우리의 기업은 어떤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스타벅스'와 '이마트' 분석을 통해 기업 분석과 글로벌 브랜드 매뉴얼 작업을 성실하게 진행해온 마케팅 컨설턴트 맹명관의 <생존경쟁력>은 글로벌 경제의 심각한 위기 상황에 맞춰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이를 극복해야 할지에 대한 해법을 보여준다.

저자는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변화의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위기는 항상 변화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어떤 회사라도 한 단계 높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극적인 변화를 맞게 되는데 인텔의 전 CEO 그로브는 이를 '전략적 변곡점'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생존 전략은 경영의 출발점을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미리 파악해 경쟁사와 차별화한 방식으로 큰 만족을 안겨주라는 것이다. 기업 활동으로 창출된 결과가 고객의 요구에 맞는 효용성을 갖지 못한다면 시장에서의 성과도 좋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경직되고 고착된 기업문화가 생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고객들의 요구는 이제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웬만한 제품과 서비스에는 만족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에 대응할 기업의 조직문화도 탄력성 있게 바뀌어야 한다. 조직의 경직성은 기업의 신속한 변신에 치명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저자는 분명히 지적한다.

나아가 글로벌 기업이 보유한 생존 경쟁력의 원천을 찾아 한국 기업의 자양분으로 삼을 것을 요구한다. 한국 기업의 CEO들이 독선과 성공에 대한 과신에 매몰돼 경쟁력을 잃어갈 때 글로벌 기업들은 사람 중심,핵심가치 고수,탁월한 실행력으로 위기의 순간을 돌파하면서 생존 경쟁의 파도를 넘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CEO는 기업의 핵심 생존 경쟁력이 사람임을 늘 강조하며,존슨 앤드 존슨의 경우 타 기업과 비교해 경쟁 우위에 있는 핵심 이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 GE와 애플,구글은 완전히 새로운 시장,즉 미래 지향적인 시장에 끊임없이 도전장을 내밀며 생존 경쟁의 대열에서 앞서고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한국 기업들에 내리는 처방은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한국 경제의 위기 상황과 무한 글로벌 경쟁의 한복판에서 우리 기업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목표를 향해 탁월한 실행력을 발휘해야만 새로운 성장 기회와 희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송동근 대신증권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