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에 선 건설사] (6) 해법은 뭔가 <끝> … "지으면 팔리던 시절 끝" … 주택비중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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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도 2012년 가면 주택보급률 110% 넘어
주택전문건설업체인 A사의 오너인 B사장.요즘 주택사업을 접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회사 설립 후 지난 25년간 수도권에서 7000여가구의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면서 시공능력평가 200위권까지 회사를 키웠지만 더 이상 비전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B사장은 "시공능력 100위권에 들지 못하는 업체들은 회사 능력에 관계없이 자기 신용으로 은행 돈 빌리기도 힘들 정도로 소외당하고 있다"며 "주택수요마저 점차 줄어드니 사업을 계속하고 싶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나 같은 고민을 하는 오너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택수요 조만간 한계상황
전문가들은 B사장의 고민 속에 주택시장의 구조적 요인이 깔려 있다고 진단한다. 주택수요 자체가 과거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는 뜻이다.
몇 십년간 계속돼 온 주택수 부족은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다. 집이 필요한 가구 대비 주택수를 보여주는 '주택보급률'은 지난해 전국 평균 108.1%를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도 서울이 91.8%,경기도 98.2%에 이르는 데다 정부 추산대로라면 2012년에 110%를 넘어선다. 핵심 주택수요 계층인 40~50대 인구가 몇 년 뒤부터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건설업체들 스스로 주택 비중을 줄이는 등 전략을 수정하거나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근용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수요의 3대 요인인 가구.소득.멸실요인 중 핵심 변수인 가구요인의 경우 최근 국내 가구 증가속도가 크게 줄고 있다"며 "예전처럼 (집을) '짓기만 하면 팔리던 시절'이 끝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미분양,자금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업체 중 주택경기가 좋았던 2002년 이후 물량 공세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던 회사들이 상당수"라며 "확장 일로를 걸어온 주택시장이 조만간 한계점에 부닥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발빠른 대형업체들의 경우 이미 2004년부터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며 "최근 주택경기 침체를 두고 벌어지는 정부와 업계의 '네 탓 공방'이나 추가 미분양 대책 등에 관계없이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분양가 상한제 이원화 검토 필요
현행 분양가상한제를 이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처럼 선분양 방식으로 분양할 때는 분양가를 규제하되,후분양 방식을 선택할 경우엔 업체 스스로 분양가를 정할 수 있게 하자는 제안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 연구소장은 "선분양 구조하에 분양가 자율화를 했던 정책은 이미 실패한 실험으로 판명났다"며 "아파트를 일정 비율 이상 지은 뒤 팔면 분양가를 자율화하고,선분양할 때는 지금처럼 상한제를 적용할 경우 주택건설사들의 선택폭이 넓어져 체질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민간 아파트에 후분양 방식을 적용하되 상한제를 폐지하면 업체 스스로 리스크 관리에 더욱 노력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에 따라 주택시장 진입.퇴출이 이뤄져 시장 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정상화 대책도 주문
전문가들은 자금난을 못 이긴 주택업체들의 연쇄 부도와 금융시장 충격,소비자 피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규제완화는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신규분양 시장(미분양)은 물론 기존 주택시장 역시 거래가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만 해도 올 들어 5월까지 아파트 거래량(월평균 1만87가구)이 5년 평균치(1만5224가구)보다 33.8% 줄어든 상태다. 이와 관련,정부와 한나라당이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와 양도세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해 주목된다.
김근용 연구위원은 "지방권의 경우 웬만한 규제를 다 풀었어도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는 만큼 정책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양도세 등 세금규제를 완화해 수도권 등 외부 수요를 끌어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3~4년 전 집값 급등기에 수요관리(억제)를 위해 급하게 취해졌던 세제.대출규제 등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판교신도시 이후 한 번도 채권입찰제가 시행되지 않을 정도로 분양가와 주변시세 격차가 별로 없는 반면 분양권은 여전히 계약 후 최장 10년간 거래가 금지되고 있다"며 "수도권도 분양권 전매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
◆주택수요 조만간 한계상황
전문가들은 B사장의 고민 속에 주택시장의 구조적 요인이 깔려 있다고 진단한다. 주택수요 자체가 과거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는 뜻이다.
몇 십년간 계속돼 온 주택수 부족은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다. 집이 필요한 가구 대비 주택수를 보여주는 '주택보급률'은 지난해 전국 평균 108.1%를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도 서울이 91.8%,경기도 98.2%에 이르는 데다 정부 추산대로라면 2012년에 110%를 넘어선다. 핵심 주택수요 계층인 40~50대 인구가 몇 년 뒤부터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건설업체들 스스로 주택 비중을 줄이는 등 전략을 수정하거나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근용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수요의 3대 요인인 가구.소득.멸실요인 중 핵심 변수인 가구요인의 경우 최근 국내 가구 증가속도가 크게 줄고 있다"며 "예전처럼 (집을) '짓기만 하면 팔리던 시절'이 끝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미분양,자금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업체 중 주택경기가 좋았던 2002년 이후 물량 공세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던 회사들이 상당수"라며 "확장 일로를 걸어온 주택시장이 조만간 한계점에 부닥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발빠른 대형업체들의 경우 이미 2004년부터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며 "최근 주택경기 침체를 두고 벌어지는 정부와 업계의 '네 탓 공방'이나 추가 미분양 대책 등에 관계없이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분양가 상한제 이원화 검토 필요
현행 분양가상한제를 이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처럼 선분양 방식으로 분양할 때는 분양가를 규제하되,후분양 방식을 선택할 경우엔 업체 스스로 분양가를 정할 수 있게 하자는 제안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 연구소장은 "선분양 구조하에 분양가 자율화를 했던 정책은 이미 실패한 실험으로 판명났다"며 "아파트를 일정 비율 이상 지은 뒤 팔면 분양가를 자율화하고,선분양할 때는 지금처럼 상한제를 적용할 경우 주택건설사들의 선택폭이 넓어져 체질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민간 아파트에 후분양 방식을 적용하되 상한제를 폐지하면 업체 스스로 리스크 관리에 더욱 노력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에 따라 주택시장 진입.퇴출이 이뤄져 시장 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정상화 대책도 주문
전문가들은 자금난을 못 이긴 주택업체들의 연쇄 부도와 금융시장 충격,소비자 피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규제완화는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신규분양 시장(미분양)은 물론 기존 주택시장 역시 거래가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만 해도 올 들어 5월까지 아파트 거래량(월평균 1만87가구)이 5년 평균치(1만5224가구)보다 33.8% 줄어든 상태다. 이와 관련,정부와 한나라당이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와 양도세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해 주목된다.
김근용 연구위원은 "지방권의 경우 웬만한 규제를 다 풀었어도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는 만큼 정책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양도세 등 세금규제를 완화해 수도권 등 외부 수요를 끌어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3~4년 전 집값 급등기에 수요관리(억제)를 위해 급하게 취해졌던 세제.대출규제 등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판교신도시 이후 한 번도 채권입찰제가 시행되지 않을 정도로 분양가와 주변시세 격차가 별로 없는 반면 분양권은 여전히 계약 후 최장 10년간 거래가 금지되고 있다"며 "수도권도 분양권 전매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