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등 전반적인 경기 불안 요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에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3일 신세계에 따르면 신세계 백화점 7곳과 이마트 점포 114곳의 올해 상반기 소비패턴을 분석한 결과 백화점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9% 성장했으나 이마트는 예년 수준에 못 미치는 7% 성장에 그쳤다.

특히 백화점 명품 매출은 지난 3~4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30% 가량 늘었으며 5월에는 매출 증가율이 38%, 6월 46%로 갈수록 높아졌다.

또 신세계백화점이 VIP로 지정해 관리하는 매출 상위 고객 지정 기준인 '6개월 1천500만원 이상을 소비하는 손님'도 작년 상반기보다 3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에서는 일반 제조업체 상품보다 저렴한 자체브랜드 상품 'PL' 매출이 크게 늘어 이마트 전체 매출에서 PL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올해 1~2월 11.3%에서 3월 16.6%, 4월~5월 19.5%, 6월 19.7%, 7월(22일까지) 20.0%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차를 몰고가지 않아도 되는 근거리 점포 선호현상도 두드러졌다.

이마트 점포 중 지역 내 주요 상권에 위치한 산본점, 동백점, 경남 양산점, 수서점 등 점포는 매출신장률이 평균 웃도는 10% 안팎을 기록했으나 양재점, 창원점, 부산사상점 등 시 외곽에 위치한 점포는오히려 매출이 소폭 줄었다.

이밖에 매장 내 체류 시간이 작년 평균 2시간에서 올 상반기에는 1시간 30분으로 줄고 전단지 행사 상품의 매출 구성비도 감소하는 등 사전에 사기로 마음먹은 물건만 구입하는 '계획 구매'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노은정 박사는 "올 하반기에는 스태그플레이션이 가시화되면서 본격적인 소비부진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고소득층의 소비는 크게 줄지 않는 반면 서민층에서는 계획 구매, 근거리 구매, 소량 구매 등 허리띠를 졸라매려는 경향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