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책 모색 중" vs "상황 방치"..해석 분분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이 18일로 발생 8일째에 접어들었지만 북한은 사건 이튿날 명승지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낸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같은 침묵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남측 국민의 여론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해석과 북한이 이번 사태를 해결하거나 이를 위해 남측과 대화하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에 상황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라는 '비관적'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지도부도 이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인식 아래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법을 모색하고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 (민간교류협력 등) 재개를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상태고 향후 연간 2천만 달러에 달하는 관광수익이 끊길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리적 측면을 고려해서라도 민간교류협력까지 중단되는 상황은 막으려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사도 "북한은 현재 이번 사건과 관련된 남한내 여론 동향과 남한 정부의 대응을 예의주시하며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비인도적인 처사가 남측 국민들의 공분을 사 금강산 관광 뿐 아니라 개성 관광 등 각종 대북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가 남측에 형성되고 반북감정이 확산될 경우 향후 남북관계에서 북한이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담화문을 발표한 뒤 반응을 살피고 있는 단계라는 것이다.

조 박사는 또 만약 국내에서 대북 강경 여론이 퍼지면 북한은 당국과의 대화 단절은 유지하면서도 현대아산에는 일정 수준에서 협조하는 민.관 분리정책을 펴면서 한국내 불만을 무마하려 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민간 전문가의 조사에는 응한다든지, 북한 초병에 대해 내부적으로 징계를 했다는 내용을 발표해서 개인차원의 과잉대응 문제로 몰고간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우리측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은 앞서 발표한 담화 내용 외에 더 이상의 진전된 입장이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은 "이번 사건은 북한 군부와 관련된 것이고 군부는 대남정책에 있어 굉장히 소극적이고 보수적이기 때문에 좀 더 전향적인 조치나 추가적 대응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