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이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금강산 피살사건의 경위에 대한 설명이 기존에 알려졌던 것과 사뭇 다른 점이 있어 사건 경위를 둘러싼 의혹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북측의 '구두' 설명에 불과하고 이를 입증할 만한 펜스 폐쇄회로(CC) TV의 내용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으며 총성 횟수와 사건발생시각에 대해 북측 설명과 다른 남측 관광객의 증언이 잇따라 나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이 남는다.

◇어떤 점들이 달라졌나 = 우선 고(故) 박왕자(53.여)씨가 숙소인 비치호텔을 나온 시각이 기존 오전 4시30분에서 오전 4시18분으로 앞당겨졌다.

이에 대해 현대아산 측은 GPS 장치를 통해 정확한 시각을 측정한 결과 비치호텔 CCTV에 설정된 시간이 실제보다 12분50초 빨리 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박씨의 이동거리도 달라졌다.

사건발생 당시 박씨의 시신은 해수욕장 경계 펜스에서 북측 군사지역으로 200m 더 들어간 지점에서 발견됐고, 또한 박씨가 북한 초병에 의해 제지당한 곳은 이보다 1㎞ 더 들어간 북한 초소 인근이었다고 북측은 현대아산에 전했다.

그러나 북측은 이번에 박씨가 총격 받은 지점은 경계펜스에서 300m 떨어진 곳이고 또한 박씨가 북한 초병과 맞닥뜨린 곳은 기존 1㎞보다 200m 덜 간 800m이었다고 윤 사장에게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박씨의 총 이동거리는 2.2㎞로 기존에 알려진 3.3㎞보다 1㎞가량 줄었다.

윤 사장은 이동거리가 애초 보고됐던 것과 다른 까닭은 사건 발생 후 북측 관계자와 아산 직원들이 현장에서 눈으로 대략 가늠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사건 발생시각은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최초 사건 발생 후 현대아산측에 발생시각을 오전 5시라고 말했다가 12일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담화문 발표에서는 오전 4시50분으로 수정했다.

그러다 북측은 윤 사장에게 이 4시50분이라는 시각이 북측 초병이 박씨를 최초 목격한 시각이라고 다시 말을 바꿨다.

하지만 박씨가 북측 초병을 발견하고 800m가량을 도망가다 총격에 숨진 것을 감안하면 사건 발생시간이 대략 4시55분에서 5시로 추정돼 기존 5시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구정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