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영광보려고..."

새 둥지를 닮아 '냐오차오(鳥巢)'로 불리는 올림픽 주 경기장 국가체육장(國家體育場) 건설에 5억달러, 공항 터미널 건설에 30억달러...

중국 정부 산하 베이징올림픽연구센터에 따르면 경기장 건설 비용을 포함해 베이징 올림픽 개최 비용은 총 420억달러(약 42조2천500억원)에 이른다.

역대 올림픽 중 최대다.

150여억달러를 쓴 2004년 아테네올림픽보다는 무려 2배가 넘는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규모를 감안할 때 무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4조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올림픽 후원 기업들이 일부 비용을 담당했다.

게다가 개최 비용의 대부분은 도로, 지하철, 공항과 같은 사회기반시설 투자에 들어갔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림픽 개최 비용 중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 구축에 투입된 돈은 263억달러(26조5천400억원)로 개최 비용의 절반이 넘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각에서는 올림픽 개최 비용을 둘러싸고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중국이 지난 30년간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했지만 수 천만명의 국민이 여전히 가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 올림픽 개최에 수 백억달러의 돈을 쏟아붓는 게 과연 합당하냐는 것.
정작 국민이 필요로 하는 의료 등 복지 부문은 올림픽 시설투자 등에 밀려나 있는 실정이다.

또 5억달러를 들여 건설한 국가체육장의 경우 올림픽이 끝나면 용도가 마땅치 않으며, 올림픽 경기가 열리지도 않는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의 성도 후허하오터(呼和浩特)에 2억2천700만달러를 들여 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돈 낭비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중국 전문가 페이민신은 "정치적으로는 가치가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가치가 없다"면서 "중국에는 (올림픽 외에도 투자를) 필요로 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중국) 정부 지출이 정치를 최우선하고 경제를 그 다음 순위에 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큰 씀씀이'는 차기 올림픽 개최국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오는 2012년 런던올림픽을 개최하는 영국은 벌써부터 개최 비용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여 있다.

(서울=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