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 단기 호재지만 입주 후엔 집값에 영향 없어"
아파트 브랜드가 장기적으로 집값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력이 거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통상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가격 상승률도 더 높을 것이라는 통념에 반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준하 전 현대산업개발 부사장은 오는 8월 취득할 단국대 도시계획 및 부동산학과 박사학위 논문에서 "브랜드는 단기적으로 수요자들에게 정보수집 비용을 줄여주고 입주에 대한 보증효과를 줘 어느 정도 집값에 영향을 미치지만 입주 후 장기적으로 방향 및 조망권과 같은 실제 변수에 밀려 영향력이 거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15일 주장했다.

그는 "입지여건,단지특성 등 주택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비슷한 택지개발지구(경기 죽전ㆍ호평ㆍ동천지구 등)에서 다수의 브랜드 아파트가 동시에 공급된 2002년 이후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으며,분양권 거래시기인 2003~2005년은 브랜드별 가격상승률 차이가 나타났으나 입주를 시작한 2006년 이후에는 집값 상승률과 무관한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브랜드 영향력이 감소했다는 것은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 아파트가 이미지 차이만큼 실제 차별화되지 못했다는 뜻"이라며 "이는 전체적으로 아파트 품질이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건설사들이 더 차별화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와튼스쿨 MBA(경영학 석사) 출신인 이 전 부사장은 1999년부터 현대산업개발 상무와 부산아이파크축구단 사장 등을 지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