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냉동기ㆍ보양식품 동나

포스코 포항제철소 1제선공장에서 일하는 김정규씨(30)는 요즘 작업장에 들어선 뒤 1~2분만 지나면 땀으로 목욕을 할 지경이다.

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내기 위해 방호모자와 방열복을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국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용광로 주변 작업현장 기온가 평균 50∼60도를 웃돌고 최근 무더위까지 더해져 작업장은 사실상 가마솥"이라고 말했다.

서울 등 주요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대형 생산시설을 가동 중인 기업들에 폭염 비상령이 떨어졌다.

조선 자동차 철강 등 작업장 특성상 엄청난 고열을 뿜어내는 산업시설의 경우 폭염이 생산성 저하는 물론 자칫 안전사고로 연결될 수 있어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제빙기 에어컨 냉수기 등의 설치를 늘리고 무더위로부터 직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영양제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산업시설이 밀집한 울산은 냉동기기와 보양식품 품귀현상이 빚어질 정도다.

현대중공업은 근로자들의 건강 챙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례없는 선박 수주 호황으로 일손마저 부족해진 상태여서 4만5000여명(협력업체 포함)의 근로자 중 일부라도 무더위에 지쳐 작업의욕을 잃게 되면 납기차질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최근 조선소 곳곳에 옥외 에어컨인 스폿쿨러 650여대를 설치,여러 갈래의 비닐호스를 통해 시원한 바람을 작업장 구석구석까지 내보내고 있다.

현장 직원들에게 얼음을 제공하기 위한 제빙기 20대도 추가 설치,140대의 제빙기를 가동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또 오는 20일부터 한 달간 1시간이던 점심시간을 1시간30분으로 늘렸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직원들에게 매일 2만5000여개의 빙과류를 지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 부서별로 아이스크림 600~700개가 들어가는 냉동고 67개를 설치하고 얼음 보관용 아이스박스 1000여개를 각 생산라인에 비치했다.

포항제철도 협력업체를 포함해 1만5000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을 위해 160여대의 제빙기를 운영하고 있다.

땀을 흡수하는 보조상의도 지급했다.

고열을 뿜어내는 작업장에는 영양제도 준비해 놓고 있다.

땀을 많이 흘리는 직원들을 위해 작업장마다 식염 포도당을 비치했고 진료팀도 각 공장을 찾아다니며 순회 보건활동을 벌이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