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야大 동아시아학과장 현지신문 기고…"촛불시위 3차례 목격"

동아시아 문제를 연구하는 말레이시아 교수가 한국의 촛불시위를 직접 목격한 감회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에게 신뢰와 기회를 줄 것을 촉구하는 글을 현지신문에 기고했다.

말레이시아 국립명문대인 말라야대(大)의 나스루딘(45) 동아시아 학과장은 말레이어 최대 일간지인 '우뚜산 말레이시아' 5일자 신문에 한국의 번영과 개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시위를 자제하고 이 대통령에게 신뢰와 기회를 줄 것을 한국 국민에게 호소하는 글을 기고했다.

나스루딘 교수는 지난달 9~18일 독도문제에 대한 한일간의 입장차를 연구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닷새씩 체류했으며 서울시청 앞 한 호텔에 투숙하면서 대규모 촛불시위를 세차례 목격했다는 것.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되었으며 심지어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참여한 가족단위 시위 참여자가 보이는 등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며 그러나 6월 중순 이후 평화시위는 폭력적으로 변질돼 안타까웠다는 감회를 밝혔다.

그는 초기 평화시위가 폭력화한 것을 지적하면서 공공의 안전과 안녕에 위협을 주는 폭력시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나르루딘 교수는 "이 대통령은 2월25일 취임해 아직 신임 대통령이라 할 수 있다"며 취임 후 추진하려던 몇가지 실용주의적 개혁조치가 일부세력의 불만에 의해 공격당하는 것은 공평하다고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그는 과거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도 취임 초기 유사한 도전에 직면했으나 국민이 부여한 기회를 바탕으로 개혁과 번영을 이룩했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이 대통령에게도 기회를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이 대통령을 낙마시키기 위해 길거리 시위를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한국국민이 번영과 개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이 대통령에게 신뢰와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콕연합뉴스) 전성옥 특파원 sung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