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각 계열사들이 8일께 상반기 PI(생산성 격려금ㆍProductive Incentive)를 임직원들에게 지급한다.

기죽은 유화 … 살맛난 LCD
PI는 연말에 지급되는 PS(초과이익 분배금)와 더불어 삼성의 대표적인 인센티브 제도로 상ㆍ하반기 두 차례 주어진다.

각 계열사 실적을 평가해 A,B,C 세 등급으로 분류,A등급에는 월 기본급의 150%,B등급에는 51∼125%,C등급에는 0∼50%를 각각 지급한다.

예컨대 A등급을 받은 계열사에서 월 기본급이 200만원인 과장은 300만원의 PI를 일시불로 받을 수 있다.

PI는 연봉의 최대 50%를 주는 PS에 비해 금액은 적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계열사간 경영성과를 비교 평가하는 '성적표'로 통한다.

올해 상반기 PI평가에서는 일부 계열사(사업부)를 제외한 대부분 계열사들이 A등급을 받았다.

최하위 등급인 'C'를 받은 계열사는 단 한군데도 없었다.

대다수 계열사들이 평균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총괄이 4개 사업총괄 중 가장 낮은 B등급을 받았다.

해마다 A등급을 받았던 반도체총괄은 작년 D램 및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작년 상반기엔 C등급,하반기엔 B등급 등 낮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실적 부진은 계속됐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면서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2000년 이후 최악인 1900억원에 머물렀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도 작년 같은 기간(3300억원)에 못 미치는 3000억원 초반대에 그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정보통신ㆍLCDㆍ디지털미디어(DM) 등은 모두 A등급을 받았다.

정보통신총괄은 지난 1분기 사상 최대인 4630만대의 휴대폰을 판 데 이어 2분기에도 47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LCD총괄은 지난 1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는 등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DM총괄도 LCD TV 매출에서 3년 연속 세계 1위에 오르면서 A등급을 유지했다.

나머지 전자 계열사 중에는 삼성SDI가 작년 하반기 'C'에서 올 상반기 'B'로 한 계단 올랐다.

이 회사는 지난해 분기마다 1000억원을 웃도는 영업적자를 냈지만 올해 들어서는 적자 폭을 크게 줄이면서 등급이 높아졌다.

작년 하반기 'A'평가를 받았던 삼성전기는 올 상반기에는 B등급을 받았다.

제품 판매가격 하락과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목표 실적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공업과 화학 계열사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 시장에서 잇따라 대형 수주계약을 따내면서 A등급을 받은 반면 삼성토탈과 삼성석유화학 등 화학 계열사들은 유가상승에 따른 나프타 등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수익이 급감,B등급을 받았다.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 등도 B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삼성테크윈과 삼성코닝정밀유리는 각각 디지털카메라 사업과 LCD 기판유리 사업에서 안정된 실적을 올려 작년 상ㆍ하반기에 이어 A등급을 유지했다.

삼성생명도 3연속 A등급을 받았다.

이태명/김현예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