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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자재 가격이 나날이 치솟으면서 우리 경제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수입 원자재 물가는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50% 이상 폭등,외환위기 이후 최고 상승 폭을 기록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한국 경제에 물가 상승과 경상수지 악화라는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뾰족한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가운데 북한의 광물자원이 '구원투수'로 조명받고 있다.

북한은 국토의 80%가량에 광물자원이 분포돼 있고,당장 상업화가 가능한 광물만 20여종에 이른다.

대부분이 우리가 100% 수입에 의존하는 광물들이다.

마그네사이트(40억t)는 세계 2위,흑연(200만t)은 세계 3위의 매장량을 자랑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에서 수입된 물품은 모두 7억6635만달러에 이른다.

2003년에 비해 2배 넘게 늘어난 규모다.

품목별로는 섬유류가 가장 많았고 농림수산물,철강ㆍ금속,광산물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수입품 전체를 차지했던 농림수산물과 섬유류 비중은 감소한 반면 철강ㆍ금속,광산물의 비중은 2~3배가량 커졌다.

실제로 작년 북한산 광산물 수입은 1억2079만달러로 2006년에 비해 두 배 늘었다.

올 1분기에도 2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광물자원 가치는 대한광업진흥공사 추정 3719조원(2006년 기준)으로 남한(206조원)의 18배에 달한다.

최근 원자재 값 폭등을 감안하면 현재 가치는 4000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북한산 무연탄의 경우 지난 4월 국제 거래가보다 20% 싸게 들어와 눈길을 끌었다.

풍부한 광물자원을 싼값에 들여올 수 있는 '엘도라도'가 바로 코앞에 있는 셈이다.

남북관계가 전과 달리 활기를 잃어버렸지만 북한의 자원개발 사업은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해 7월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를 만들어 북한 자원개발 창구를 일원화했다.

분단 이후 최초로 북한 광산개발을 위한 '투자자 모집 로드쇼'도 올해 안에 열린다.

북한은 인프라 부족으로 현재 채굴 가능량의 30%밖에 못 캐고 있어 우리가 지원하면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그러나 남한 배들이 북한 항로를 꺼려 운송선 구하기가 힘들고 정부의 허가 절차가 늦어 수입에 차질을 빚을 때가 많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민간 차원의 북한 광물 수입도 탄력을 받고 있다.

민간기업 중에는 북한 광물 전문 수입업체인 나우코포레이션㈜(대표 권 증)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이 회사는 북한 광물자원 수출입 사업으로 남북경협과 원자재난 해소란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

나우코포레이션 권증 회장은 "무연탄값은 중국ㆍ베트남과 비교해도 20~30% 싸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광물자원 수출입 사업을 시작한 나우코포레이션은 지난 5월20일 통신장비전문 코스닥 상장기업 코어세스를 인수하며 북한 광물수입에 날개를 달았다.

나우코포레이션은 코어세스 최대주주의 보유주식 529만6881주(19.56%)를 75억원에 인수함으로써 주식양수도 계약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코어세스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 회사가 코어세스를 인수한것은 북한 현지 공장 건설 등 사업의 외형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을 보다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인수 후 전체 조직을 빠르게 개편하면서 경영권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코어세스의 통신장비 사업을 정리하고 북한 자원사업 위주로 종목을 바꿨다.

새롭게 출범한 코어세스는 이번 달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6일부터 북한자원 반입을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코어세스는 지난 5월28일 북한 명지총회와 2700만달러 규모의 석탄 30만t에 대한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관련해 초도물량 3508t이 지난 8일 북한 남포항에서 선적돼 동해 묵호항에 도착했다.

또 지난 4일 판매계약을 체결한 북한산 알루미늄 초도 물량 1600t도 10일 인천항에 도착해 판매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코어세스는 1년간 2000억원 규모의 매출과 100억원의 순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나우코포레이션은 볼륨이 커진 대북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조직을 북한자원수입,구상무역,현지공장 운영 및 임가공 사업 등 세 분야로 정비했다.

북측 자원전문수입부는 △에너지자원(흑연,무연탄,조개탄) △비철금속(아연,알루미늄,납,니켈,텅스텐,몰리브덴 등) △철원자재(철광석 파우더,선철 등)를 개발 취급하고 있다.

구상무역부는 콩기름과 알루미나,스테인리스 등 북한이 필요로 하는 생필품과 자재 및 기계들을 공급한다.

현지공장 운영 및 임가공 사업은 △날염공장 △골판지 제조 공장 및 박스공장 △스테인리스 불수강 공장 등 3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코어세스 인수를 통해 성장 축을 확보하고 사업을 정비한 나우코포레이션은 비로소 '리스크 최소화와 품목 다변화'란 중장기 로드맵을 실현할 수 있는 강력한 엔진을 본격 가동하게 됐다.

나우코포레이션이 대북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부터다.

사업타당성 조사를 거쳐 구체적인 중장기 로드맵을 완성한 이 회사는 2003년 평양유경체육관 인근 부지에 날염공장을 설립했다.

현지사업인 날염공장이 안정기에 접어들자 2005년 광물자원 수출입 사업에 눈을 돌렸다.

광물자원 수입사업에 뛰어들면서 이 회사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구상한 것은 안전장치마련과 수익성이다.

수익성을 위해서는 광물자원의 품목을 단계별로 다변화시키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문제는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 마련이었다.

북한의 정치,경제적 특성상 무역균형이 깨지면 대북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북한의 신뢰를 자칫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나우코포레이션은 '구상무역'을 선택했다.

구상무역이란 두 나라 사이에 협정을 맺어 일정 기간 서로 수출을 균등하게 유지해 무역차액을 '제로'로 만들고 결제자금이 필요 없게 하는 무역방식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