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암은 상대적으로 드문 암으로 뒤늦게 발견되면 생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중앙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식도암은 남자에게서 1714명,여자에게서 166명이 발생했다.

남성에게는 여섯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인 반면 여성에게는 10위권 밖에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의 경우 2003년 10월 이후 10만여명의 환자를 진단했지만 최근까지 모두 4명의 남성 식도암 환자만 진단해내는 등 그리 흔한 암은 아니다.

이에 비해 국제암연구기구(IARC)가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인 식도암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평균 10명 정도이며 한국은 8∼10명 선으로 추정돼 비교적 식도암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속한다.

중국과 중앙아시아,아랍지역,동남아시아,서아프리카 등 인구 10만명당 25명 이상의 발생률을 보이는 호발지역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최근 흡연 등의 영향으로 미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식도암의 가장 흔한 자각 증상은 음식을 삼킬 때 뭔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지속되는 것이다.

식도는 심장 대동맥 간 폐 기관지 등 매우 중요한 기관과 맞닿아 있어 종양에 의해 이런 자각 증상이 나타날 정도라면 대개 종양이 주위 조직을 상당히 침범한 경우다.

따라서 식도암을 치료 가능한 시기에 발견하려면 자각 증상이 있기 전에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

식도의 병변을 판단하려면 바륨을 복용하고 X선 촬영을 하는 식도조영술과 상부 위장관(위ㆍ식도) 내시경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식도조영술은 식도암 위치와 주위 조직과의 유착 혹은 침범 정도를 유추할 수 있지만 초기 식도암을 발견해내지는 못한다.

반면 내시경 검사는 초기 식도암의 병적 조직변화를 찾아낼 수 있으며 조직검사를 병행할 수 있으므로 어떤 종류의 식도암인지 진단할 수 있다.

식도암은 크게 식도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 편평상피암과 주로 하부 식도에 나타나는 선암으로 나뉜다.

국내 식도암은 95%가량이 편평상피암이며 선암은 5% 미만이다.

식도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는 흡연과 과음이 꼽힌다.

흡연은 식도암 발생을 5∼6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돼 있고 음주와 흡연이 동시에 있는 경우에는 100배가량의 위험도를 보인다.

이와 함께 잘못된 영양상태,식사습관,역류성 식도염으로 나타나는 '바렛 식도'(Barrett's esophagus)도 위험인자가 된다.

바렛 식도란 식도 내층이 과도한 위산에 장기간 노출돼 장(腸)의 상피세포처럼 변하는 것으로,이 중 4%가량이 식도암(대부분 선암성)이 될 수 있으나 국내에선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식도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50세 이후 정기적으로 상부 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흡연과 음주를 겸하는 남성이라면 반드시 해마다 한 번씩 받아볼 필요가 있다.

식도암을 보다 초기에 색출하려면 인디고카민 같은 세포염색약을 뿌리면서 내시경 검사를 하든가,색조내시경으로 조직의 음영이 두드러지게 해야 한다.

식도가 연동운동(스스로 위아래로 꿈틀거림)을 해서 검사받는 사람이 구역질하기 쉽다.

게다가 일반적인 내시경 검사로는 식도에 나타난 미세한 점막의 변화를 발견하기 어렵다.

따라서 식도암 위험요인이 있는 사람은 조금 시간과 노력이 들더라도 색소내시경 혹은 색조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권장된다.

30년간 하루에 한 갑 정도의 담배를 피우고 보통의 남자만큼 술을 즐기던 대학교수(당시 55세)가 3년 전 경미한 소화불량으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다가 식도암으로 진단된 적이 있다.

식도 중간 쯤에 직경 0.5㎝가량의 붉은 반점이 보여 초기 식도암이라고 의심하고 조직검사를 했더니 편평상피암이었다.

내시경 수술로 점막 부위만 살짝 걷어내는 수술을 한 결과 지금도 재발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참으로 운이 좋은 환자였다.

식도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80%에 달하지만 전이되거나 말기에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20∼50%에 그치므로 조기발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도움말=박민정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교수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식도암, 이것이 궁금하다


①식도종양은 모두 식도암만큼 위험한가?
아니다. 양성 종양의 빈도가 훨씬 많으며 이런 양성종양은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정기 검사로 변화가
있는지만을 관찰한다.

②음식이 식도에 걸리는 증상이 최근 몇 개월 지속돼 내시경 검사를 해본 결과 괜찮다고 한다. 재검사해야
하는가?
대개 음식이 걸리는 증상은 진행된 식도암에서 나타나므로 식도암을 놓쳤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내시
경에서 별다른 이상을 찾지 못했다면 식도의 운동 또는 기능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약물치료를 먼저 받아
볼 필요가 있다.

③내시경검사를 했더니 위산이 식도로 거슬러 올라오는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한다. 역류성 식도염이 오
래가면 식도암이 된다는데 치료하지 않고 그냥 둬도되나?

역류성 식도염과 연관이 있는 식도암은 선암으로 우리나라 식도암의 5% 미만을 차지한다. 미국과 서
부 유럽의 식도암은 역류성 식도염이 지속된‘바렛식도’에서 선암이 주로 발생하는 양상이지만 우리나라
에서는 흔하지 않다. 그러나 서구화된 식사습관 및 역류성 식도염 증가로 한국도 선암성 식도암 발생빈도
가 늘어날 전망이다. 역류성 식도염에 의한 식도암은‘바렛식도’라는 중간단계를 거치므로 정기적인 검사
가 중요하다.

④역류성 식도염은 어떻게 관리하나
위산분비억제제나 위장관운동촉진제 등의 약물치료와 함께 늦은 저녁식사나 자극적인 음식 및 술을 삼
가는 식사습관 조절,체중감량 등이 병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