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위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37억달러에 달하는 부실 자산 상각으로 2분기 28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유럽 최대 은행인 UBS도 수억달러 규모의 추가 상각에 따른 손실 전망에 휩싸이는 등 글로벌 금융회사에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 UBS의 추가 상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런던 헬비아 증권사의 피터 손 애널리스트는 "리먼브러더스가 분기 손실을 발표한 것은 UBS도 추가 상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UBS도 리먼브러더스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주택담보증권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UBS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380억달러에 달하는 부실 자산을 상각했지만 아직도 150억달러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증권과 170억달러 이상의 알트-A(서브프라임보다 신용도가 한 단계 높은 채권) 관련 증권을 갖고 있다.

앞서 리먼브러더스의 에린 캘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9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에 28억달러(주당 5.14달러) 정도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2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비해 4배 넘게 보유한 모기지 관련 증권이 리먼브러더스의 뇌관"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보험사로 역시 신용경색 타격이 큰 AIG는 실적 악화에 따른 대주주들의 '반란'에 직면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AIG 전 이사였던 엘리 브로드와 메이저 헤지펀드 운용자인 셀리 데이비스,필 밀러 등 3명이 AIG 이사회에 공동 서한을 보내 경영진 쇄신과 추가 증자 등의 조치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AIG 역시 지난 1분기에 사상 최대인 78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총 131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또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미 최대 저축대부조합인 워싱턴뮤추얼이 발행한 108억달러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