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의 민주당 경선에서 패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확고하게 자신의 편이라고 믿었던 슈퍼대의원들을 지키지 못한 것이 중요한 패인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당초 힐러리 진영은 경선에 들어갈 때부터 당의 선거직 공직자와 상.하원 의원 등 핵심 인사들로 구성된 슈퍼대의원의 상당수가 자신들의 아성이라고 여겼고 이들이 8월 전당대회에서 힐러리를 후보로 뽑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많은 슈퍼대의원이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의 사람들이고 이중 많은 수가 클린턴 충성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힐러리 진영은 지난 3월 중순께부터 믿었던 슈퍼대의원의 아성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음을 감지했다.

경선 초기에 슈퍼대의원 확보 면에서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의원에게 100명 가량을 앞섰던 격차가 3월 중순께는 12명 정도로 줄어든 것이다.

슈퍼대의원들은 힐러리가 오바마보다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힐러리 진영의 주장을 별로 받아들이지 않게 됐고 갈수록 많은 수가 예비선거에서 잇따라 승리를 거두며 유권자들을 끌어모으는 오바마 지지로 꾸준히 향했다.

오바마를 지지한 슈퍼대의원들은 힐러리가 슈퍼대의원에 의존한 것이 실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힐러리를 지지했던 슈퍼대의원인 돈 파울러는 힐러리 진영이 3월까지만 해도 예비선거가 모두 끝나면 오바마가 100명 가량의 선출직 대의원을 더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 정도의 동등한 수준의 격차만 유지하면 슈퍼대의원들을 자신을 지지하도록 설득하기가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힐러리 진영이 선출직 대의원 확보에서 약간 지더라도 슈퍼대의원 지지로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신문은 지금도 예비선거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뽑힌 선출직 대의원 수만 놓고 보면 오바마나 힐러리 모두 후보로 지명되기에 충분한 수를 확보하지 못해 슈퍼대의원 수로 이를 가려야 하나 힐러리가 믿었던 슈퍼대의원의 아성이 무너진 것이 가장 중요한 패인 중 하나가 됐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