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건립되는 콘도미니엄을 주택처럼 소유하고 사용하려는 수요자들에게 투자 주의보가 울리고 있다.

콘도에 주소지를 옮겨 일반 주택과 다름없이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관련 당국 간 해석이 제각각이고 콘도 분양업체들은 이런 미비점을 틈타 투자유망상품으로 둔갑시켜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콘도를 분양 중인 업체들은 휴양 숙박시설인 콘도를 사실상 개인 주택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을 유치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대한토지신탁이 시행하고 롯데기공이 시공하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 내 콘도인 '롯데 펜트하임'(총 99실)은 이달 초부터 98실 196계좌(1실 2계좌)를 분양 중이다.

이 콘도의 분양을 대행하는 측은 가족 2명이 1계좌씩 2계좌를 계약하면 개인용도 주택으로 쓸 수 있다고 마케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좌당 연간 180일을 이용할 수 있어 2계좌를 트게 되면 한 가족이 거의 전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콘도의 분양 팸플릿에선 "휴양지 숙박형이 아닌 외국에서 사용하는 콘도미니엄의 의미를 그대로 도입한 진정한 콘도"라고 홍보하고 있다.

미국에서 쓰는 콘도미니엄(condominium)이란 용어는 우리나라의 일반 아파트를 뜻한다.

팸플릿은 또 센텀시티의 경우 해운대 명문학군으로 부산의 교육특구라고 선전한다.

콘도에 주민등록을 이전해 살면서 자녀들의 전학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분양업체의 이런 해석에는 행정안전부의 애매모호한 입장 표명이 빌미를 제공했다.

오는 9월 준공예정인 콘도미니엄인 '대우 월드마크 해운대'(해운대 마린시티 내) 사업시행자인 신흥주택은 2005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에 콘도에 주소지를 이전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물었다.

당시 행자부는 "주민등록법상 30일 이상 일정 지역에 거주하면 숙박업소라 하더라도 사실조사를 벌여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주소이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2006년 초 대우 월드마크 해운대의 계좌를 산 한 투자자가 휴양 숙박업 관할 관청인 문화관광부에 물어본 결과,"근거법인 관광진흥법상 휴양 콘도미니엄 1실 2계좌를 부부가 분양받았다고 해도 이는 관광숙박시설이기 때문에 부부가 거주할 수 없고 주소지 이전도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콘도 회원권은 '공유제 소유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일반 소유권처럼 전면적인 지배권을 갖지 못하고 등기를 해도 전.월세를 놓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는 유지와 보수,세금 납부 등을 위해 한 달에 100만원가량의 관리비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과연 세를 놓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런 문제에도 불구,투자자들이 해운대 일대에서 성행하는 '콘도 주택'에 관심을 갖는 것은 콘도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아니고,1가구 2주택에도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아파트와 다름없이 쓸 수 있다면 이만한 투자상품이 어디 있겠느냐는 분양업체의 설명이 투자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 부산 해운대구에선 9월 완공되는 대우 월드마크 해운대를 비롯 5월에 준공되는 '팔레 드 시즈'(옛 극동호텔 부지)와 내년 10월 완공 예정인 롯데 펜트하임이 분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