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집회가 연일 '불법 차로 점거' 사태로 격해지는 가운데 인터넷상에서는 경찰의 시위 진압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식으로 내용을 과장해서 전하는 '진압괴담'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온라인상에는 이번 시위와 상관없는 과거 정권 당시의 과격 진압 사진이 유포되거나 뉴스의 형식으로 사실을 호도하는 내용도 적지 않게 유포되고 있다.

지난 26일 저녁 인터넷포털 다음의 토론방인 '아고라'에는 어청수 경찰청장과 관련된 뉴스 형식의 글이 올랐다.

"25일 쇠고기 반대 시위자 1000명을 모두 다 잡아넣고 싶었다"고 어 청장이 발언했다고 소개된 이 글은 사실 "불법 과격 시위를 계속한다면 사법 처리 대상이 수백 명이 되더라도 반드시 처벌하겠다"는 발언을 과장 각색한 것이다.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조작된 글이 뉴스의 형식으로 둔갑해 인터넷으로 퍼져나갔고 수백 개의 댓글이 붙으며 확대 재생산됐다.

27일 새벽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속보)27일 새벽 1:20 폭력 진압 중 1명 사망,1명 피흘리고 쓰러졌다는 소문'이라는 글이 올랐다.

'(속보)27일 새벽 12:30 경찰이 무언가를 쏘았습니다'라는 글처럼 공포감을 자극하는 글도 있었다.

모두 제목만 봐서는 경찰의 실탄발사까지 연상되는 무자비한 강경진압이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지만 글 내용을 보면 모두 구체적인 근거는 없이 '카더라'에 불과했다.

또 새벽에 '와이브로가 차단됐다'는 시위대의 소위 속보가 뜨자 불과 10분 후에 "CDMA 중계기 먹통으로 만드는 기계는 대통령 경호에 주로 쓰이고 차량에서 방해전파를 쏘면 근방은 모두 통신이 안된다"는 확인되지 않은 설명이 역시 속보란 제목으로 상세하게 소개되는 등 괴담이 괴담을 낳으면서 마치 사실인 양 퍼져갔다.

이와 관련,경찰은 "전파 교란을 한 일도 없고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속보 형태로 올라오는 글들 중 상당수는 제목만 보면 상황을 오인하기 쉬운 것들이다.

이와 함께 쇠고기 수입 반대자들이 자주 모이는 주요 사이트들에선 '토끼몰이','사냥' 등의 자극적 언어를 사용하며 경찰의 강경진압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들이 줄을 이었다.

여기에 이번 사건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를 묘사한 글도 많이 돌면서 공포감을 은연중 배가하거나 반정부 감정을 자극하는 글도 많았다.

이 밖에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선 '백골단ㆍ물대포 강경진압' 등의 제목으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곤봉을 휘두르는 동영상이 유포됐지만 이 동영상은 미국산 쇠고기 반대 시위해산 동영상이 아니라 지난해 3월 광화문에서 열린 FTA 반대 시위 장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도 시위대들이 주로 퍼나르는 소위 '뉴스'들은 "라디오에서도 TV에서도 신문을 통해서도 시위 관련 소식을 접할 수 없어 대부분의 한국민들은 시위 내용을 모르고 있다.

한국 정부가 주요 방송사와 거의 모든 독립 포털사이트 및 신문을 통제했기 때문이다"라는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끝없이 확산돼 갔다.

무엇보다 압권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에게 손을 물린 여경이 손을 빼는 사진이 왜곡 소개돼서 경찰이 장애인의 머리채를 잡는 사진으로 둔갑해 온라인상의 공분을 일으켰던 사실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