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낭대교는 말레이시아 본토와 ‘동양의 진주’라고 불리는 관광도시 페낭 섬을 연결하는 총연장 14.5km으로 해상구간만 8.5km에 이른다. 1985년 완공당시만 해도 아시아에서 최대, 세계적으로도 3번째로 긴다리였다.
1982년1월에 착공해 1985년 9월에 교량 및 인터체인지, 접속도로를 모두 준공했다. 페낭대교는 건설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기록에 남을 만한 공사였다.
지반이 약한 바다 위에 교량을 세우기 위해 콘크리트 파일을 박아 바닷물을 막고 지반을 다진 휴 교각을 세워야 했다. 현대건설은 공사에 필요한 파일을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동양 최대의 파일공장을 현지에 만들었다.
페낭대교 건설에 소요된 콘크리트 파일 수는 총 10,563개. 직경 1,000.mm짜리 파일의 경우 길이가 60m나 되며 이 파일을 박기 위해 20톤급 증기 해머를 컴퓨터로 원격 조정해 500회 이상 때려야 했다.
직경 500mm 짜리 파일 하나의 무게는 59톤이었다. 애초에는 파일의 길이가 30m 였으나 그 두 배인 60m파일을 박아야 나중에 거대한 다리를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래서 우선 파일을 박은 다음 다른 30m짜리 파일을 용접으로 이어서 또 해머질을 하는 공법을 택했다.
최종 공사 금액은 3억4,500만달러. 페낭대교 입찰에는 세계유수의 13개 건설회사가 참여했는데 가격 면에서 프랑스 베르나르사가 최저입찰 이었다. 현대건설은 그 회사보다 공기를 10개월 앞당기겠다고 제안했다.
공사를 일찍 끝내고 통행료를 받으면 더 이익이 아니겠느냐고 말레이시아 정부를 설득한 게 주효해 공사를 따냈다. 1985년 8월 3일 페낭대교 개통일 날 마하티르 총리는 자국산 승용차를 타고 다리를 건너며 개통을 축하했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