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의 조정 분위기 속에서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해외펀드 열기가 중국, 인도, 베트남, 브라질에 이어 대만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최근 정권교체에 따른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대만 증시에 집중 투자하는 해외펀드 출시가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대만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타이완 주식형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대만 가권지수를 벤치마크하며 운용 자금의 70%를 대만의 업종 대표주에, 30%는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 종목에 투자하게 된다.

또 앞서 지난달 말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대만 증시에 투자하는 '타이완 디스커버리 주식형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MSCI대만지수를 벤치마크로 삼아 대만 주식에 운용 자금의 60% 이상을 투자하며 업종별 투자 비중은 정보기술(IT) 56%, 금융 16%, 소재산업 15% 순이다.

지금까지 운용 자산 중 일부를 대만 주식에 투자하는 해외펀드가 국내에 출시된 적은 더러 있지만 대만 주식에만 집중 투자하는 단일 국가 펀드가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이처럼 대만에 눈을 돌리는 해외펀드들이 생겨나는 것은 무엇보다 최근 정권 교체로 친중국 성향의 신정부가 들어서면서 양안간의 정치적 긴장이 줄고 경제 협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만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때 인기몰이를 했던 중국, 인도 등 기존 해외펀드들의 판매가 정체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새로운 투자처로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지역으로까지 관심을 확대하고 있는 것과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은 기존 첨단 전자산업 중심의 산업 인프라가 탄탄한 데다 정치적 여건까지 개선돼 중국의 고성장에 따른 수혜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투신운용 한규성 글로벌운용팀장은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중국 본토와의 관계 개선이 기대돼 우선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항공, 여행, 부동산, 금융 관련주가 집중적인 투자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만 증시의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성장성의 주된 배경인 중국의 성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지 않아 막연한 성장 기대감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투자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계론도 있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대만은 성장 잠재력이 있지만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중국의 상황이 악화될 경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분산투자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성장성을 과신할 경우 작년 해외펀드 투자의 실패 사례를 재현할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