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 연휴를 맞은 지난 12일, LG건설이 경기도 김포시에 분양하는 '풍무자이' 모델하우스에는 상담 및 계약을 하려고 몰린 인파들로 북적거렸다.

초기 계약률이 20%를 밑돌 정도로 저조한 성적을 보였던 '풍무자이'는 지난달 25일, '계약금 5%, 중도금 50% 전액 무이자'로 분양조건을 파격적으로 변경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분양조건을 변경한지 2주가 조금 지난 현재 '풍무자이'의 계약률은 70% 정도.

GS건설 관계자는 "30평형대의 경우, 저층까지 모두 계약이 완료됐으며 40평~50평형대도 로얄층을 위주로 빠르게 물량이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건설사들이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 계약금 인하 등으로 분양조건을 변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 수도권의 경우, 분양조건이 계약금 분납이나 중도금 이자후불제, 발코니 확장 등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파격적인 혜택인 셈.

이에 따라 입지여건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시장 침체로 덩달아 미분양됐던 알짜 단지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계약금만 지불하면 입주때까지 금융부담이 없어 실수요자라면 충분히 분양을 검토해볼만 한 가치가 있기 때문.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김포 '풍무자이' 분양조건을 당초 계약금 10%, 중도금 60%(중도금 이자후불제), 잔금 30%에서 계약금을 5%, 중도금 비중도 50%(중도금 전액 무이자)로 분양조건을 변경해 분양중이다.

또한 거실 마루를 온돌과 폴리싱 타일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주방 상판은 인조 대리석에서 천연 대리석으로 바꿔주는 마감재 '무상 업그레이드 행사'도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계약금 5%만 납부하면 입주때까지 자금부담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내부 마감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1석 2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게다가 최근 김포시가 '시네폴리스'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되고 지난 1일에는 2012년 말에 개통되는 '김포도시철도기본계획안'을 확정되는 등 각종 개발 호재도 많다.

또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구 식사지구에 분양중인 '일산자이 위시티'도 지난달 8일부터 잔여물량에 대한 분양조건을 파격적으로 변경했다. 기존 계약금 10%에서 정액제(주택형에 따라 3000만~6000만원)로 바꿨고 중도금은 1~2회차는 이자후불제를, 3~6회차는 무이자로 융자해준다.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에서 분양중인 '벽산 블루밍'도 계약금을 5%로 내리고 중도금은 40% 무이자, 20%는 이자후불제를 적용하며 양주 고읍지구의 '한양 수자인'과 '우미린' 등도 분양조건을 대폭 수정, 미분양 물량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로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져 분양조건이 좋은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하지만 중도금 무이자 분양단지의 경우, 입주 시점에 시장 상황에 안 좋으면 매물이 쏟아질 수 있으므로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이유선 기자 yu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