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분위기는 괜찮습니다. 아무리 꼴찌라도 위기는 아니죠"

2008 프로축구 K-리그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이 5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선두 수원 삼성과 홈경기 직전 취재진을 만나 했던 얘기다.

최 감독은 수원전이 전반기에 중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필승을 다짐했으나 결과는 뜻대로 나와주지 않았다.

선제골을 내준 뒤 동점골을 만들어냈지만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며 1-2로 무릎을 꿇은 것. 어린이 날을 맞아 K-리그 홈경기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운 날이었기에 패배의 충격은 더욱 컸다.

올 시즌이 시작되면서 전북은 가장 선수단 보강을 잘한 팀으로 꼽혔다.

국가대표 수비수 강민수를 영입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에 실패한 특급 스트라이커 조재진을 데려오는데도 성공했다.

포항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 가운데 한 명인 최태욱도 영입했다.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듬해인 작년에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시즌 전 전북은 축구 전문가들로부터 '우승 후보 중 하나'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 등으로 분류되는 등 6강권 진입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했던 전북의 돌풍은 없었다.

정규리그를 8라운드까지 1승1무6패로 최하위인 14위에 밀려 있다.

경기 내용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지만 뒷심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용병 토니, 주전 수문장 권순태 등의 부상이 겹쳤고, 악동 골잡이 제칼로는 출전정지 징계를 받는 등 전력 손실도 컸다.

특히 활발한 측면 돌파로 공격을 원활히 풀어줄 윙포워드 김형범과 최태욱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김형범도 아직 작년에 다친 부상 후유증을 털지 못하고 있다. 최태욱은 더 심하다. 아직 자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투지가 약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전반기에 꼴찌 탈출에 이은 중위권 도약의 희망을 아직 버리지 않고 있다.

잇따른 패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선수들이 이기려는 의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현재 상황을 넘어서려 애쓰는 모습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위기는 아니다. 최태욱이 빨리 잠에서 깨어나고 골키퍼 권순태가 돌아오면 금세 정상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북이 언제쯤 꼴찌 탈출의 분수령을 넘어 우승 후보나 다크호스로서 참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