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교외지역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한인 여성이 기지를 발휘해 여성 5인조 절도단을 검거하는데 한몫을 했다.

2일 시카고 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 교외의 메이우드에서 18년째 의류점을 운영해온 박 숙씨는 지난 달 29일 오후 흑인 여성 2명이 자신의 가게에 들어와 의심스런 행동을 보이자 보안시스템을 작동시켜 가게문을 잠근 뒤 경찰에 신고했다.

가게 안에 갇힌 용의자들은 유리창을 깨고 도주했다가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으며 절도죄로 기소됐다.

박씨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난 18년간 한곳에서 장사를 하면서 고객들과 가족같은 관계를 유지해왔고 손님의 80%는 단골들"이라면서 "얼굴을 모르는 손님이 들어오면 조금 경계를 하는 편인데 이날 젊은 흑인 여성 2명이 가게로 들어오자 불길한 예감이 들어 가게 문을 잠궜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달 14일에도 절도 피해를 당한 박씨는 이들이 상당한 양의 의류를 집어드는 것을 보고 의심이 더해져 경찰에 직접 연결되는 패닉 버튼을 눌렀다고 말했다.

가게 밖에서 차량에 대기 중이던 또다른 일당 3명은 가게 안에 갇힌 용의자들로부터 휴대전화로 연락을 받고 야구 배트로 가게 유리창을 부순 뒤 차량을 이용해 함께 달아났다.

도주하던 이들은 다른 차량과 충돌한 뒤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17세에서 26세까지의 흑인 여성 5명으로 구성된 일당이 상습절도범이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지난달 14일 박씨의 가게를 털었던 범인들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이런 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같다"며 "몹시 놀랐고 손해도 봤지만 액땜한 셈 치겠다"고 말했다.

(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