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 중국 시장 판매 목표를 지난해 실적보다 대폭 늘려 잡았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세가 더욱 탄력받을 것이란 점에서다.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은 공식 후원사가 아니어서 올림픽을 직접 이용한 마케팅이 어려운 점을 감안,각종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중국 소비자의 눈길을 끌겠다는 우회 전략을 쓰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형 신차를 내놓고 브랜드 가치를 높여 지난해보다 64.4% 늘어난 38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기아차는 지난해 판매량보다 무려 150% 가까이 증가한 목표를 세웠다.

두 회사는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지난해 전년 대비 24.5%의 증가율로 527만대를 기록한 중국 승용차 시장 규모는 올해 17% 이상 증가한 618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8일 베이징 제2공장 준공과 함께 중국형 전략 차종인 아반떼 '위에둥'을 출시한 데 이어 20일 개막한 베이징 모터쇼에서 고급 승용차 제네시스를 '로헨스'라는 이름으로 중국 시장에 소개했다.

위에둥은 현대차가 13개월 동안 65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최초의 중국시장 특화 모델이다.

크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기존 아반떼에 비해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를 키운 것이 특징이다.

도요타 코롤라 등 경쟁 차량보다 차체가 큰 반면 가격은 10%가량 저렴하다.

현대차는 대만 출신의 유명 영화배우 금성무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현지 밀착형 마케팅을 통해 올해 17만대의 위에둥을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내로 중국형 쏘나타를 선보이는 등 중국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개발한 맞춤형 차량을 한 해 3~4종씩 내놓고 지난해 말 기준 337개였던 중국 내 딜러(영업 대리점) 수를 올해 말까지 420개로 늘려 영업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중국 고급차 시장 공략의 선봉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를 중국시장에 투입하면 그간 부진했던 대형차 판매가 늘어나는 한편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면서 준중형차와 소형차 판매도 동시에 늘어나는 이중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의 중ㆍ대형 승용차 판매는 전체 승용차 시장의 증가율(24.5%)보다 높은 전년 대비 35%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전체 승용차 판매의 26.7%를 차지했다.

기아차는 다양한 방식의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즐겁고 활력을 주는'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축구협회와 계약을 맺고 2010년까지 중국 국가대표 축구팀을 후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열렸던 여자월드컵 축구대회 때는 공식 후원사로 활동했다.

또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상하이에서 열리는 '2008 아시안 X게임'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다.

지난해 7월부터는 중국 남녀 국가대표 축구팀 선수들과 오피러스,스포티지 등 기아차 차량이 등장하는 기업 이미지 광고를 중국 관영방송인 CCTV와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중국 전역에 내보내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가 중국 국가대표팀과 함께 세계를 달린다는 이미지를 중국의 20~30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자동차는 최고급 승용차 체어맨W로 중국 고급차 시장을 파고든다.

쌍용차는 체어맨W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시장에는 일부 고급사양을 빼고 가격을 낮춘 모델을 수출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모기업인 중국 상하이자동차 계열의 판매 전문회사 상하이차판매(SAISC)의 75개 대리점을 통해 체어맨W를 판매하기로 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