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초등학생 살해사건' 피해자 가족과 `개구리 소년' 유족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故 이혜진양의 부모 이창근.이달순씨 부부와 김현도씨 등 `개구리 소년' 부모를 포함한 8명의 아동범죄 피해 또는 실종 가족들은 23일 오후 청와대 인근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을 주최한 전국미아ㆍ실종가족찾기 시민모임 나주봉 대표는 "최근 안양 초등학생 살해사건과 일산 초등학생 납치미수 사건 등 아동 범죄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실종자 가족은 물론 전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나 대표는 "피해자 가족들이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으니 대통령이 이들을 초청해 위로를 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면담 요청의 배경을 설명했다.

혜진양의 아버지 이창근씨는 "앞으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은 갔지만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우리의 꿈이다..."라고 울먹이며 준비했던 말을 채 끝내지 못하고 마이크를 넘겼다.

시민모임은 대통령 면담 외 ▲ 청와대나 국무총리실 또는 경찰청 직속의 실종수사전담과 설치 ▲ 이번 어린이날에 아동범죄 예방 및 실종 어린이 찾기 원년을 선포할 것 ▲ 개구리소년 등 각종 피해아동을 위한 추모공원 설립 등을 요청했다.

회견에 참석한 개구리소년 부모들은 최근 경찰 관계자가 우편으로 보낸 내용증명을 공개하며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현도씨는 "당시 실종 사건을 맡았던 경찰 관계자로부터 우리 부모들이 총 320만원을 보낼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어제 받았다.

자신이 재판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데 쓴 교통비, 우리들이 자신을 모욕했다는 데 대한 정신적 피해보상금이라며 주지 않을 경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소송을 내겠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김씨는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약한 사람에게 경찰이 돈을 달라고 하다니, 부모들은 이 편지를 받고 완전히 파김치가 됐다.

너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