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선두주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지지율이 '노동자 계층 비하' 발언에도 불구하고 펜실베이니아와 인디애나 주(州)에서 상승했다는 여론조사결과가 15일 나왔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10~14일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는 22일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치러질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오바마 의원의 지지율은 46%대 41%로 이전 조사에서 두 자릿수였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달 6일 프라이머리를 앞둔 인디애나 주의 경우 이전 조사에서는 힐러리가 우세를 보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오바마가 40%대 35%로 힐러리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프라이머리가 치러지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오바마가 힐러리에 13%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보다 앞서 14일 발표된 '서베이 USA'의 여론조사에서는 힐러리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오바마를 16%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으며 퀴니피액대가 1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힐러리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오바마를 50%대 44%로 앞선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펜실베이니아와 인디애나 주는 미국의 과거 제조업 중심지를 일컫는 '러스트 벨트'에 위치한 주들로 힐러리 의원의 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노동자 계층이 많은 지역이다.

오바마 의원은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 선거자금 모금행사에서 소도시의 실직 노동자 계층이 "적의에 가득 차 총기, 종교, 자신과 같지 않은 사람에 대한 반감 또는 반 이민, 반 무역 정서 등에 매달려 분풀이하는 것은 놀라운 게 아니다"고 말해 비난을 샀다.

이번 조사는 노동자 계층을 비하한 듯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의원이 큰 타격을 받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미국 인구 3억명 중 약 7천만명의 가톨릭 신자 사이에서는 힐러리에 대한 지지율이 오바마보다 높아 오바마 선거진영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특히 펜실베이니아 주 유권자 3분의 1이 가톨릭 신자로 가톨릭 신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히스패닉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힐러리에게 대부분 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바마 선거진영도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 지난 주 대책반을 가동했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오바마의 문제는 가톨릭 유권자와 관련된 게 아니라 백인 개신교 신자나 라틴계와 관련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kerbero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