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건설회사들이 '아파트형 공장' 개발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아파트형 공장사업은 아파트와 달리 공급 규제가 적은데다 입주업체에 대한 세제.금융지원도 많아 미분양 위험이 덜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서울.수도권 업무용빌딩시장의 공실률(빈 사무실 비율)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임대료가 급등하는 등 활황을 보이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부터 도심 업무용빌딩의 임대료가 계속 오르자 벤처기업 등은 아파트형 공장을 분양받아 사무실로 쓰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림건설 신동아건설 이랜드개발 등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 건설사들뿐 아니라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인 SK건설도 아파트형 공장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림건설은 최근 아파트형 공장의 사업 포트폴리오 비중을 현재 20%에서 40%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우림건설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성남 벤처산업단지에 총 1000여실에 달하는 '우림라이온스밸리 2.3.5차' 아파트형 공장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해외에서도 아파트형 공장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동아건설도 2001년 9월 현 김용선 회장 체제로 경영권이 바뀐 후 처음으로 아파트형 공장 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

2주 전 서울 금천구 일대 한 지역의 아파트형 공장 수주 심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개발도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몰려있던 기존 사업지를 벗어나 영등포구 양평동3가 영등포벤처밸리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올해 10월께 지상 14층,연면적 약 3만3000여㎡ 규모의 아파트형 공장 '이노플렉스'를 분양할 예정이다.

대형업체들도 아파트형 공장 사업에 적극적이다.

작년 도급순위 9위를 기록한 SK건설은 지난달 26일 아파트형 공장을 짓기 위해 주택공사로부터 경기 광명소하지구 도시지원시설용지를 낙찰받았다.

입찰에 응하기 위해서 해당 지자체인 광명시의 추천을 받아야 했는데 SK건설은 계열사의 아파트형 공장 입주 등을 골자로 하는 사업계획서를 내 입찰 자격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지난달 31일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했으며 지하 2층~지상 15층,연면적 약 25만㎡ 규모의 아파트형 공장 사업을 연내 분양 및 착공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형 공장은 최초 입주자에게 취.등록세가 면제되고 재산세도 5년간 50% 경감되는 등 입주 혜택이 많아 건설사 입장에선 미분양 위험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밝혔다.

그는 "산업단지에서는 전체 실비중의 20%가량을,산업단지가 아닌 곳에서는 30%까지 오피스 및 근린생활 상가로 분양할 수 있어 수익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

< 용어 풀이 >

◆아파트형 공장 = 한 건물 안에 여러 개의 공장이 입주하는 3층 이상의 집합건축물이다.

법률상 명칭은 공장으로 돼있지만 실제로는 첨단제조업, 연구개발업, 벤처기업 등이 입주해 사무실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