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서울에서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노원구 아파트의 실거래가와 호가 간 차이가 최대 30%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가격 상승 기대가 반영된 이유도 있지만 이 지역 주민과 부동산중개업소의 가격 담합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부동산 정보업계는 투기가 우려되는 노원구 아파트의 시세 조사를 중단했다.

3일 노원구청과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와 호가 차이는 20~3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계동 주공4단지 56㎡(17평)형은 지난달 1억7000만원에 실제로 거래됐다.

이 아파트의 현재 호가는 최고 2억2500만원으로 32.4%(5500만원)나 비싸다.

같은 단지 79㎡(24평)형도 지난달 2억4500만원에 실거래됐으나 호가는 최대 28.6%(7000만원) 높은 3억1500만원에 나와 있다.

지난달 3억2400만원에 거래된 중계동 주공10단지 76㎡(23평)형은 현재 18.8%(6100만원) 높은 3억85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실거래가와 호가는 통상적으로 5~10% 정도 차이 나게 마련인데 노원구의 경우는 비정상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강남구 대치동사무소와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9억6000만원에 거래됐던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31평)형은 현재 최고 10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실거래가보다 9.4% 높은 수준이다.

노원구의 실거래가와 호가 차이가 '버블 세븐' 지역인 강남구의 2~3배에 달하는 셈이다.

이처럼 실거래가와 호가 간 차이가 큰 것은 상당수 단지에서 가격 담합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현지 시세 조사를 위해 노원구의 한 아파트를 방문했는데 얼마 이하에는 팔지 말자는 전단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세를 조사해 공개하는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모임인 한국부동산정보협회는 오는 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약 한 달간 노원구 아파트 시세 조사를 잠정 중단키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스피드뱅크도 지난달 28일부터 노원구 내 9개 아파트 시세 조사를 중단한 데 이어 3일 24개 단지로 중단 대상을 늘렸다.

협회 관계자는 "한 달 후에도 가격 담합이 성행해 정상적인 시세를 조사할 수 없으면 중단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말했다.

임도원/정호진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