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 2,000선 도달" VS "1,600대 후반은 매도 타임"

미국발 신용경색 한파로 잔뜩 움츠려있던 주식시장에 봄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계 투자은행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신용경색 우려가 다소 완화된데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야기했던 원자재값이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증시 일각에선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증가로 2.4분기에 금융장세가 전개되면서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도달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마저 나왔다.

그러나 이번 주 발표 예정인 미국의 경제지표가 경기침체 영향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신용경색 위기도 아직 해소된 것이 아닌 만큼 본격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시기 상조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코스피, 닷새째 강세..1,660대 회복 =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18분 현재 지난 주말 대비 16.80포인트(1.02%) 오른 1,662.49를 기록, 닷새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장중 저점인 1,537.53에 비해 무려 124.96포인트(8.13%)나 치솟았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성금요일'을 맞아 휴장한 가운데 지난 주 투자은행들의 1.4분기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신용위기의 큰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에 주식시장이 완연한 반등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한국 주식시장에서 공격적인 매도세를 보이던 외국인이 최근 매수 우위로 돌아선 것도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본격 반등 시작..2분기에 2,000선 회복" =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발표한 '2.4분기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방어적인 전략에서도 벗어나 과감히 주식비중을 늘리는 공격적인 자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면서 코스피지수 변동 범위로 1,620~2,000선을 제시했다.

이 증권사가 2.4분기 본격 상승을 기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가 수그러들면서 유동성 증가로 인한 금융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꼽았다.

또 악화일로에 있는 미국의 경제지표와 기업이익 모멘텀의 극전 반전을 기대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4분기에 글로벌 유동성 증가에 따른 지수 상승과 경제지표 및 기업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제 주식비중을 공격적으로 가져가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작년 11월 이후 5개월간 지속된 주식시장의 급격한 조정이 일단락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반등은 시장흐름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간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저점 인식이 확산하면서 주식시장에 희망의 씨앗이 되는 단서들로 인해 어느 때보다 주식시장의 분위기 전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지금은 주식을 보유하고 봄을 맞이할 때이며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금융주가 봄쇼핑의 우선 품목"이라며 말했다.

◇"박스권 장세 지속..1,600대 후반은 매도 시점" = 그러나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인 데다 미국의 경제상황이 지금보다 악화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의 경색은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한꺼번에 불거지기도 하지만 일시에 가라 앉기도 한다"며 "따라서 지금은 심리적 불안으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매도 압력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박스권 매매전략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지금 사서 원하지 않는 장기투자를 하는 것보다 코스피지수 1,600선 아래에서 사서 1,600선 후반에서 파는 전략이 더 현실적이라는 주장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에는 미국의 주택 관련 경제지표와 소비 및 산업 관련 지표의 발표가 집중되고 국내에선 경상수지가 발표된다"며 "미국의 경제지표는 추가 경기침체 상황을 반영할 것이며 국내 경상수지는 3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