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혐의 부인하지만 오락가락 진술", 영장 신청예정

용의자 정씨 외에 혈흔 렌터카 대여한 9명 혐의 없어

안양 초등학생 유괴.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 정모(39)씨가 13시간여에 걸친 경찰조사에서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다.

경찰은 렌터카 대여기록 등 정황증거를 들이대며 추궁하고 있으나 정씨는 알리바이를 대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정씨 외에 실종당일 이후 이 양 등의 혈흔이 발견된 렌터카를 이용한 대여자 9명의 행적을 조사했으나 혐의점을 확인하지 못했고 정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 만큼 혐의 확인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7일 "정씨가 검거직후(16일 오후 9시25분)부터 이혜진(11).우예슬(9)양 유괴와 이 양 살해 등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렌터카 혈흔에 대해서는 '내가 했다고 단정할 수 있냐'고 주장하고 있다"며 "보강수사를 통해 혐의를 입증,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씨가 이 양 등의 실종당일(지난해 12월 25일) 오전 산본역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해 잠을 잤고 오후 6시에 일어나 대리운전을 위해 명학역 육교 주변에 있다가 일이 없어 9시에 들어왔다고 당일행적을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정씨가 렌터카 대여일이 (이 양 등이 실종된)당일인 지 다음날인 지 잘 모르겠다는 일관되지 않은 진술을 하고 있고, 지난 1월 10일 1차조사에서는 '실종당일에 집에 있었다'고 거짓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실종당일인 지난해 12월 25일 이후부터 1월 5일까지 12일 동안 트렁크에서 실종 어린이들의 혈흔이 발견된 뉴EF쏘나타 렌터카를 대여한 정씨 외에 나머지 9명의 당일 행적을 조사했으나 이번 사건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잠정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렌터카 회사측의 대여기록에 따르면 정씨가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9시50분에 이 렌터카를 빌린 뒤 이튿날 오후 3시15분에 반납한 것으로 돼 있다.

경찰은 증거보강을 위해 정씨의 집에서 혈흔반응 시험과 이 양 등의 모발 수거 등을 위한 정밀감식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정씨가 '실종당일날 대학선배를 만났다'고 진술함에 따라 대학선배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경찰은 지난 14일 안양시 관양동 K렌터카회사측을 통해 정씨가 실종당일 차량을 대여한 사실을 알아냈으며 DNA대조를 통해 차량 트렁크에서 채취된 혈흔이 이 양 과 우 양의 것임을 확인, 정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안양연합뉴스) 김인유 권혜진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