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 직역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의 지식재산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일하겠다."

3일 신임 대한변리사 회장에 취임한 이상희 전 과학기술처 장관(70)의 포부다.

이 회장은 "지금 세계는 기술과 지식,특허를 중심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과학 식민지 전쟁의 선봉에서 '이순신'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재임기간 중 특히 중점을 둘 부분은 변리사와 변호사의 특허침해소송 공동 대리.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특허 관련 법정 소송은 변호사만이 대리할 수 있다.

이 회장은 "결국 기술전쟁의 일선에 있는 기업(고객)들은 최상의 법률 서비스를 위해 전문가를 원하게 될 것"이라며 "기술을 가장 잘 아는 변리사가 함께 소송을 이끌 수 있도록 대한변호사협회,법무부,국회는 물론 국민들도 꾸준히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 같은 원로는 눈치 안보고 할 말은 한다"며 "마치 '밥그릇 싸움'처럼 우리끼리 다투지 말고 해외 법무시장에서 힘을 합쳐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변리사회 회원들이 온라인으로 미국 로스쿨의 LLM(법학석사) 과정을 마칠 수 있게 하는 등 법률 마인드를 높여 나갈 것"이라며 "변호사와 변리사,세무사 등이 혼재된 종합법률팀이 세계적 추세인 만큼 변리사 자체의 자질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처 장관을 역임한 이 회장은 새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기초과학은 시장경제 기능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아이를 키우듯이 챙겨야 한다"며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해양부는 없애면서 통일부와 여성부를 존치시킨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규제를 줄이고 정부의 관리 기능을 최소화하는 방향은 맞지만 과학기술은 미래의 '파이'를 키우는 중요한 부문"이라는 것.이 신임 회장은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했으며 2004~2005년까지 2년 동안 대한변리사회장을 한 차례 지낸 바 있다.

4선 국회의원(11.12.15.16대)에 제11대 과학기술처 장관,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장,한국발명진흥회장 등도 역임한 과학기술 분야의 대원로.현재는 세계사회체육연맹 회장,지식재산포럼 공동대표,러시아변호사협회 고문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