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항소심, 무죄주장에 구류 선고

수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고충정 부장판사)는 골프를 치던 중 앞팀 골퍼의 머리를 골프공으로 맞혀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30대 골퍼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과실치상죄를 적용해 구류형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테벨로시 한 골프장에서 친구 등 3명과 함께 팀을 이뤄 경기보조원(캐디)없이 골프를 치다가 앞팀 골퍼(재미교포)의 머리에 골프공을 맞춰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가 난 홀은 왼쪽으로 구부러진 길이 458야드(약 418m)의 18번홀이었으며 골프경력 5년에 평균 84타 실력인 A씨는 뒷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홀컵에서 220야드(약 201m) 떨어진 지점에서 7번 우드로 홀을 향해 두번째 샷을 했다.

A씨는 공이 그린을 향해 날아가자 '볼'이라고 외쳤으나 이 공은 18홀 그린에서 게임을 막 마친 뒤 홀컵에 깃대에 꽂고 카트(골프코스 이동차량)를 타러 홀 밖으로 나가던 앞팀 골퍼의 머리에 맞아 두정엽(頭頂葉.정수리 바로 아래부위) 대출혈을 일으키는 상처를 입혔다.

당시 피해자 팀 진행은 느린 편이었고 앞서 10번홀에서도 A씨 일행이 친 공이 피해자팀 근처에 떨어져 A씨팀이 사과하기도 했다.

A씨는 검찰이 과실치상 혐의로 약식기소하자 무죄를 주장하면서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며,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가 구류 29일을 선고하자 항소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경기보조원이 없어 해당 골프장을 자주 이용하던 같은 팀원 중 한 사람이 샷을 하라고 해 앞팀이 홀에 깃대를 꽂고 게임을 마친 것을 확인하고 나서 공을 쳤다"면서 "평소 7번 우드의 비거리가 200야드 정도인데 바람이 불어 멀리 날아간 것"이라고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인정하고 않고 형량을 원심보다 4일 줄여 구류 25일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골프공을 치기 전 앞팀이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했는지, 바람 방향과 세기를 감안해 충분한 안전거리가 확보됐는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공을 친 과실이 인정된다"며 "다만 피해자가 처벌을 바라고 있으나 피고인이 뉘우치고 있는 점, 피해자가 미국에 거주해 합의가 어려운 점 등을 감형했다"고 밝혔다.

A씨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