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초대 법무장관으로 선택된 김경한 내정자(64.사시 11회)는 이명박 대통령과 잘 맞는 인물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검찰 조직과 행정업무를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는 데다 보수적인 성향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도 이런 평가를 뒷받침한다.경북고와 서울대 2년 후배이고 연수원 동기인 제갈융우 변호사(전 대검 형사부장)는 "검사 재직 시절 '공안통'이었던 만큼 좌파에 대한 경계심은 강한 편이고 점진적인 변화를 선호해 경제인들도 호감을 가질 만하다"고 평했다.또 "원만한 성격으로 선후배들 사이에서 리더십이 뛰어나지만 부정한 일에는 단호하게 소신을 밝힌다"고도 덧붙였다.

대학 1년 후배로 지난 6년간 함께 일해온 신영무 법무법인 세종의 대표변호사는 김 내정자에 대해 "기업 클라이언트(고객)에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분명하게 얘기하지 무조건 호감을 사기 위해 비위를 맞춘다거나 가식을 부리는 스타일이 아니다"며 "원칙에 충실한 법조인"이라고 평했다.신 대표는 또 "김 내정자는 시장경제와 법치주의를 확고하게 신봉하면서도 인간의 기본권에 관심이 많다"고 강조했다.실제 김 내정자는 대학 시절 서울대가 주축이 된 '한국휴머니스트회'의 핵심 멤버로 활동했고 법무차관 시절 인권법을 만드는 데도 상당한 기여를 한 바 있다.

김 내정자는 세종의 대표변호사로 영입되기 이전 30여년간 검찰에 몸 담았다. 군복무를 면제받아 동기들보다 평검사 생활을 먼저 시작했고 특수 수사보다는 주로 공안.행정업무를 맡았다. 당시 사상이나 이념과 관련된 사건들을 주로 맡다보니 세간에 알려진 굵직한 사건은 별로 없는 편. 그러나 법무부 검찰1·3과장,공안1부장,법무부 기획관리실장,대검 공판송무부장,법무부 교정국장,법무차관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법무부 검찰1과장을 3년 동안이나 맡으면서 검찰의 인사와 예산을 책임지는 '살림꾼' 역할을 했고 그 덕에 전국 검사들의 면면을 훤히 꿰고 있다.

경북고.서울대 1년 선배인 이명재 전 검찰총장과는 외환은행에서 함께 일하다 사시에 동시에 붙어 친분이 두텁다.또 이건웅 세종 대표변호사,천기흥 전 대한변협 회장 등 고교 동문이나 서울대 법대 동기들과 자주 어울렸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