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산유국들이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처를 다변화하고 있다.세계 각국에서 국부펀드가 늘어나면서 우량한 투자처를 선점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쿠웨이트 카타르 등은 미국과 유럽의 금융회사나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는 아시아 등 신흥국에서 새로운 투자처 개척에 나섰다.또 아부다비 투자회사는 항공우주 등 하이테크 분야에 대한 신규 진출을 노리고 있다.

쿠웨이트투자청(KIA)의 바델 사아드 사장은 외신과의 회견에서 "유럽과 미국의 금융회사 및 부동산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사태로 이들 국가의 자산 가치가 떨어지고 있어 투자 적기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KIA는 직원의 부정 거래로 거액의 투자 손실을 입은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에 대한 투자도 검토 중이다.

셰이크 하마드 카타르 총리 겸 카타르투자청(QIA)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1년간 약 150억달러(약 14조2500억원)를 미국과 유럽의 금융회사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QIA가 크레디트스위스은행 주식의 2%가량을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두바이인터내셔널캐피털(DIC)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의 우량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투자책임자인 라리 홀리씨는 "신흥국 시장 투자 중 아시아 비중을 현행 30%에서 50%로 늘리고,투자 효율을 높이기 위해 국가별로 2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QIA는 국가별 투자 펀드도 늘리기로 했다.최근 인도네시아 정부와 합작해 인프라 및 석유ㆍ천연가스 등에 투자하는 10억달러 규모의 1호 펀드를 설립했다.말레이시아 핀란드 등에서도 10억달러짜리 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