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천100만..기술인력 보충, 사회불안 요인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내의 이주 노동자가 7천5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주 노동자들을 현지 사회에 통합시키고 이들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는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경제 성장과 정치.사회적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20일 OECD가 지적했다.

OECD는 이날 펴낸 '21세기 이주 노동자 현황' 보고서를 통해, OECD 회원국의 15세 이상 전체 인구에서 이주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9%에 달한다면서 이주 노동자가 해당 국가의 필수적인 기술.기능 인력 부족을 메우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앙겔 게리아 OECD 사무총장은 그러나 "이주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으로 현지인들에게 인식될 경우 잠재적인 사회불안 요인이 된다"고 경고했다.

게리아 사무총장은 따라서 "이주자들이 현지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의 기술을 잘 활용하기 위해 회원국 정부들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그럼으로써 이주자들에 대한 정치적 거부감이 생길 위험성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 가운데 15세 이상 인구 대비 이주 노동자 비율이 가장 높은 회원국은 룩셈부르크로 무려 36.6%에 달했다.

또 호주(27.4%), 스위스(25.1%), 캐나다(22.4%) 등도 비중이 높았으며 독일은 12.7%, 프랑스는 11.7%, 영국은 9.4%였다.

미국의 경우 인구 대비 비중은 14.5%였으나 숫적으로는 3천100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주 노동자들의 출신국의 경우 대부분 미국으로 이주한 멕시코인이 800만명으로 가장 많고 이를 포함한 중남미계가 1천900만명에 달했다.

중국과 인도 출신도 각 200만명 정도에 이르는 등 아시아계가 1천600만명을 차지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

또 영국 출신자 320만명, 독일 출신자 310만명도 OECD의 다른 회원국으로 이주해 살고 있다.

보고서는 가난한 나라에서 부유한 나라로의 이주하는 사례가 여전히 많지만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선진국 간 기술인력의 이주 빈도도 높아지고 있으며, OECD 회원국 3분의 2 이상에서는 이주자의 40% 이상이 다른 회원국에서 이주해 온 경우라고 밝혔다.

또 더 나은 삶과 피난처를 찾는 젊은층이 이주자의 주류를 이루지만 선진국 은퇴자들이 노후에 살기 좋은 곳을 찾아 이주하는 추세도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영국인 및 독일인 이민자 가운데 65세 이상이 각각 23%, 18%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빈국 출신의 기술수준이 낮은 이민자들의 경우 실업률이 높지만 이주 대상국의 이주 규제와 기술인력 부족, 지식기반 경제 확대 등에 따라 이주 노동자들의 학력은 갈수록 높아져 대졸 이상 고학력자 비율이 전체의 23.6%에 달해 현지인(19.1%)을 능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국가에서는 두뇌유출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의 고급인력 가운데 40% 이상이 해외에서 일하고 있으며, 상당수 아프리카 국가의 의사나 간호사 인력 절반 이상이 해외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실정이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bulls@yna.co.kr